김병로의 역사·정치·FTA 바로보기 필독서! ‘쾌도난마 조선정치’ 출간 화제

홍성고등학교 출신인 김병로 씨가 ‘쾌도난마 조선정치’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상·하 두 권으로 출간된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판박이처럼 되풀이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 더 나아가 그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지도자들로 인해 백성들은 얼마나 비참한 운명에 놓이는지도 설명한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가난을 구제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는 옛말을 소개하고 있다. 정치가 가난을 구제할 제도와 시스템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정치나 국가는 존재가치가 없다고 주장한다. 현실 정치에서 진정한 개혁을 꿈꾸는 정치인, 빈익빈 부익부의 가속기제인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면서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는 소시민적 정의감을 가진 평범한 국민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책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정치’라는 것임에 대한 이해를 희망하고 있는 이유다.
한미FTA,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급행열차
특히 이 책에서 저자의 시각은 FTA로 향해 있다. 30년 만에 을사늑약이 체결되는 비극을 맞았듯이 한미FTA가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급행열차가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역사는 판박이처럼 되풀이되면서 반복된다. 따라서 역사는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이 땅에도 조선 초기의 명나라에 대한 사대가 펼쳐지고 효종과 송시열의 영수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재판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는지를 담았다. 해박한 지식, 걸출한 입담이 어우러진 저자의 글에서는 조선정치와 현대정치가 묘하게 조우한다. 두 시대가 만나는 접점에선 ‘재미’가 쏟아진다.
또한 이 책에서 저자는 태종 이방원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동일선상에 놓고 설명을 이어간다. 우선 저자는 이방원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노력한다. 사실 이방원은 사람을 많이 죽인 걸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역사에선 악역으로 많이 그려진다. 그는 공신을 우대했으나 그 공신 세력들이 분수를 모르고 나대면 가차 없이 처단했다. 특히 왕권에 걸림이 된다면 그 누구든 처리한 인물이다. 심지어 자신의 처가도, 세자인 세종의 처가까지도 쑥대밭을 만들었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세종을 등장시킨다. “정치인은 누구나 자신이 세종이 되려고 한다. 그러나 세종이 어느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연속이다. 아버지 태종이 고려도 아니고 조선도 아니었던 어수선한 정국을 총대 메고 확실하게 정리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라의 뼈대를 세우고 그 내용물을 단단하게 채워 넣어 세종에게 넘겨주었기 때문에, 그 반석 위에서 세종이 뜰 수 있었던 것이다. 태종은 기꺼이 그 역할을 떠맡았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종이 아니라 태종이 됐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노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및 조중동과의 전면전을 통해 그들을 정치적으로 제거했어야 함에도, 민주당 해체,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한미 FTA 타결, 강정마을 해군기지 착공, 법인세 인하 등을 시행하며, 자신의 지지기반을 해체하고 적과 연대에 나선 치명적인 오판을 저질렀다는 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일이 민주세력이 부활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는 조선의 정치가 오늘날의 정치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민주개혁세력이 왜 실패했는지 역사 속에서 진지하게 반추할 것을 강조한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가슴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역사의식이 부족한 지도자, 정치인, 관료, 그리고 경제인들이 이 시대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한, ‘신자유주의’의 격랑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미래는 밝지 못할 것임을 말이다. 그래서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진 지도자와 정치인들을 성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우리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수능과목에서 조차 퇴출될 위기에 처한 ‘국사’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히 생각해 봐야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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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병로는 1968 충남 청양에서 출생, 홍성에서 성장했다. 홍성고등학교를 거쳐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국회의원 송영길(현 인천광역시장) 정책비서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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