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을 가장한 물질보다 진심어린 마음을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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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가장한 물질보다 진심어린 마음을 전해요
  • 서유정(홍성여고 2) 학생기자
  • 승인 2012.05.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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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 아닌 기념일의 달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기념일이 유독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과 부부의 날, 게다가 매달 14일마다 챙기는 로즈데이까지 별의별 기념일들을 따지다 보면 어느새 5월 달력은 기념일로 시작해서 기념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다른 기념일들을 보기 전에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들을 보자.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기 위한 어린이날, 효 사상과 전통 가족제도 계승 발전을 위한 어버이날,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스승의 날, 이 모든 것들이 선물로 시작해서 선물로 끝난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보았는가?

최근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때 남자친구에게 받고 싶은 선물 1위, 여자 친구에게 받고 싶은 선물 1위가 포털 사이트를 장악했었다. 이와 비슷하게 남자친구, 여자 친구에게 받기 싫은 선물도 떴었는데, 이들 모두 각각 이성에게 정성이 담긴 초콜렛이나 사탕 등은 싫어하였고 대신 노트북, 아이패드 등 전자기계나 좀 더 쓸 만한 가방, 시계 등의 선물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모님들도 어버이날 받기 싫은 선물 1위가 카네이션이라고 답했다는 통계도 보도됐다. 이러한 현상은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란 드라마에서도 드러난다. 어버이날이 되자 주인공 부부는 상품권이 아닌 카네이션을 선물했다. 또한 마음이 담긴 영상을 남편이 선물로 준비하자 과연 ‘이 선물을 마음에 들어하실까’라는 걱정을 하는 부인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우리는 ‘정성보다 돈이 진정한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모르게 깨닫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쩌다 정성의 선물에서 돈 중심의 선물로 전락하게 된 것일까? 얼마 전 TV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의식의 변화 현상을 본 적이 있다. 봉 마르셰는 광고를 통해 1년 단위의 생활 시간표를 소비자들에게 교육했다. 이런 식의 상업적 교육에 의해 후에 밸런타인데이엔 이성에게 선물을, 크리스마스엔 아이에게 선물을 하는 소비 의무가 생겼다는 논리였다. 결국 기념일에 선물을 줘야한다는 사고방식에는 광고도 한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요즘 현대인들은 TV라는 대중매체와 가까이 지낸다.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보고 화면 속에서 주인공들이 매고 나온 가방, 옷, 신발 등을 따라 사고 싶어 한다. 그래서 기념일이라는 특정한 날이 생기자 그 날에 자신이 갖고 싶었던 것, 사고 싶었던 것에 대한 욕구를 분출하는 것이다.

이제 곧 5월의 기념일들이 거의 마무리가 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도 다 끝났지만, 다시 한 번 ‘기념일이 도대체 무엇일가?’ 하는 의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산 것이 정성인지, 정성을 가장한 물질인지 말이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는 가정의 달 5월이나 가깝게는 추석, 크리스마스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비싼 선물 등을 요구하기보다 진심으로 마음이 담긴 선물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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