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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8.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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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23〉
가만석(81) 〈공작새〉 36×26㎝ 싸인펜.

2차 예방접종을 한 다음 날에도 어르신들이 그림방에 오셨습니다. 몸이 힘들 것 같아 여쭈어 보니 괜찮다고 하십니다. 그림은 못 그려도 이야기나 들으려고 나왔다고 하십니다. 하루빨리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사라져 마음 놓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홍성군도시재생지원센터 염창선 센터장님께서 그림방에 쑥 들어오셨습니다. 깜짝 놀라서 생각해 보니 어제 전화로 방문하겠다. 알려준 분이 바로 센터장님이었던 것입니다. 명칭이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 다른 분을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센터장님을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막 발생하기 시작하던 때에 장곡면 천태리에서 뵙고 처음 뵙는 거였습니다. 그 때 감염병 때문에 부랴부랴 활동을 마무리하고 헤어졌는데 남문동 그림방에서 불현듯 다시 뵙게 되니 반가우면서 죄송했습니다. 감염병이 너무나 긴 기간 동안 갈라놓았던 것입니다. 감염병이 이렇게 오래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제 얼굴 보았으니 일어서야지!’ 하고 일어나시는 센터장님을 ‘그림 보고 가셔유!’ 하고 가만석 어르신이 붙잡으셨습니다. 가만석 어르신은 공작새를 그려 오셨습니다. 공작새 두 마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공작새 양 옆에는 목단꽃 두 송이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꽃도 공작새도 화려하고 탐스럽습니다. 옛날 신혼부부 방에 둘러쳐져 있던 병풍에서 보았음직한 그림입니다. 

‘TV에서도 92세 할머니가 그림 그리는 거 봤어요.’ 하고 센터장님이 말을 꺼내셨습니다. 나도 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어르신들도 보았다고 응수를 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TV에서 심심찮게 볼 수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생각보다 그림을 잘 그리고 이야기도 많아 감동을 줍니다. 바야흐로 고령의 시대가 되었고 어르신들도 소일하는 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즐거움과 보람을 찾아 활동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어르신들의 이야기 그림」 활동은 홍성군도시재생지원센터의 도시재생주민참여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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