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신경천 가득 채운 ‘거품’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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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신경천 가득 채운 ‘거품’의 정체는?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1.12.16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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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19시경 신경천 상황 제보 올라와
홍성군, 모든 가능성 열고 조사 착수할 계획
내포신도시 중심하천인 신경천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거품이 가득하다.

지난 13일 19시경 인터넷 커뮤니티에 신경천 물줄기를 따라 많은 양의 거품이 흘러내려 오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주민들은 댓글을 통해 누군가 아파트 앞 베란다에서 세탁기를 사용해서 빚어진 결과가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내포신도시 중심하천인 신경천은 산책로가 잘 조성돼있고,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맨발로 들어가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는 등 내포신도시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충남도가 도내 34개 주요하천 50개 지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생태계 현황 및 건강성 조사 연구용역’ 어류평가 지수에서 B등급(좋음)을 받기도 했다.

제보를 토대로 취재한 결과 지난 13일 19시경 발견 당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신경천 전역에 많은 양의 거품이 흘러 내려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거품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자 홍성고등학교 인근 신리2저류지 우수관에서 거품이 신경천으로 방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성군 환경과는 지난 13일 19시경 관련 민원을 제보받고 즉시 환경과 관계자를 현장에 투입해 현장 상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환경과 관계자는 “신경천 인근에 폐수가 발생할만한 공장 등이 없고 정화조 오수 유입이 확인되지 않아 해당 사안을 군 수도사업소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상하수도관을 담당하고 있는 군 수도사업소 하수도팀 관계자는 지난 14일 오전 신경천을 찾아 확인했으나 현장에 거품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김주환 군 수도사업소장은 “빗물을 배수하는 시설인 우수관(雨水管)이나 생활하수를 배수하는 오수관(汚水管)을 전부 염두해 원인을 찾고 있지만 연결이 복잡하고 흔적을 찾기가 어려워 원인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군 환경과의 입장도 같았다. 김성현 환경과 환경지도팀장은 “우수관이나 오수관에서 일어난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신경천 인근에는 환경지도팀이 담당하는 공장 폐수를 내보낼 공장이 존재하지 않고 설사 외부에서 오수가 유입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더라도 원인이 되는 흔적을 찾기 어려운 이상 특정한 원인을 규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에 등록된 제보 게시물에는 댓글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거품의 원인으로 추정되기도 했던 ‘아파트 앞 베란다 세탁기 사용’과 관련해 내포신도시 주민들 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한 주민은 앞 베란다에 세탁기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아파트 앞 베란다의 하수관은 우수관으로 연결돼 별도의 하수처리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곧바로 방류된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면서 “확실한 정보를 아파트 단지 방송 등을 통해 제대로 안내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홍성군에 확인한 결과 ‘아파트 앞 베란다에 세탁기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타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앞 베란다 하수관의 우수관이나 오수관 연결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어 앞 베란다 하수관이 우수관으로 연결된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수관에 생활폐수를 버리는 것이 적발될 경우 하수도법 23조와 80조 등에 의거해 처벌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미선 예산홍성환경연합단체 활동가는 “지난 13일 현장을 답사했던 환경과 관계자가 당시 물을 채취했다면 얼마나 오염된 물이었을지라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또한 “앞 베란다 세탁기 설치에 대해서도 아파트 방송뿐만이 아닌 주민들이 정보를 모두 숙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적극 실천하는 행정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내포신도시 중흥S클래스아파트 인근 신경천 산책로를 따라 효성아파트 방향으로 올라가는 도중 발견된 거품들.
산책로를 따라 효성아파트 인근까지 올라가보니 신경천 하천 물이 뿌옇게 변해있다.
점점 많은 양의 거품들이 보인다.
물길을 따라 흘러내려온 거품은 곳곳에 쌓여 지나가는 주민들의 발길을 세웠다.
거품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보니 사진과 같이 홍성고등학교 인근 상가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신리2저류지 우수관에서 거품이 신경천으로 최초 유입되고 있었다.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 거품이 흘러내려 온 신경천에 오리 떼들이 앉아 쉬고 있다. 신경천은 다양한 종류의 민물고기를 비롯해 철새, 자라 등 많은 생물들의 삶의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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