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강풍 속 야외 투표 대기… ‘미숙한 투표관리 지적’
상태바
코로나 확진자 강풍 속 야외 투표 대기… ‘미숙한 투표관리 지적’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2.03.07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 “미숙한 선거 운영 탓 코로나 확진자 장시간 추위에 방치”
선관위, “안타깝고 송구하다… 7일 전체 위원회의서 대책 확정”
지난 5일 5시 50분경 추운 날씨에도 건물 밖에 대기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자들의 모습.
지난 5일 5시 50분경 추운 날씨에도 건물 밖에 대기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자들의 모습.

전국적으로 지난 4일과 5일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 투표가 진행됐다. 홍성군에서는 읍·면개소에 사전투표소를 설치하고 지난 4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를 실시했고 5일 오후 5시부터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의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각 읍·면별로 순조롭게 진행되는듯하던 사전투표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투표가 진행되며 문제가 발생했다.

홍성읍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됐던 사전투표소에는 지난 5일 오후 5시 이전부터 코로나19 확진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이후 계획대로라면 사전투표가 끝났어야할 오후 6시에도 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많은 코로나19 확진자 주민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건물 내에 들어가지 못하고 강풍 속에서 대기했어야만 했다.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로서 오후 6시 이전에 사전투표를 위해 홍성읍 사전투표장을 방문한 주민들은 번호표를 발부받고 투표를 모두 마쳤다. 하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되지 않은 주민들의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까지는 강풍이 부는 야외에 길게 줄을 섰다. 일반 주민들의 투표가 끝난 오후 6시 이후에야 코로나19에 확진된 주민들과 격리자들은 건물 안에 들어가 추위를 피해 대기할 수 있었다.

사전투표일 며칠 전 코로나19에 확진된 홍성읍 주민 김 아무개 씨는 “일반인들은 본인 확인 후 바로 사전투표를 진행해 투표에 걸리는 시간이 적었다고 들었다”면서 “코로나 확진자들은 별도의 서류를 작성하다보니 투표에 걸리는 시간이 길었고 그만큼 대기 시간이 길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아픈 사람들이 긴 대기 시간만큼 추위 속에 기다려야만 했다”며 “늘어선 줄 여기저기에서 기침소리가 들렸는데 아픈 주민들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 있나”라고 분개 했다.

또 김 씨는 “사전투표를 관리하는 선관위가 투표에 걸리는 시간이나 사전 투표자들이 얼마나 몰릴지 계산을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일찍 와서 기다린 확진자들의 경우엔 이 추위에 한 시간은 기다렸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5일 홍성군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투표 시간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방침에 따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로 제한됐다”며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대기열이 생길 것을 홍성군선관위도 예상했지만 얼마나 투표자들이 몰릴지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이번 일이 생겼다”고 답했다.

지난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첫 번째 입장발표를 통해 “지난 5일 실시된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에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이번 선거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높은 참여열기와 투표관리인력·투표소 시설의 제약 등으로 인해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 관리에 미흡함이 있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임시기표소의 투표방법은 법과 규정에 따른 것이며, 모든 과정에 정당 추천 참관인의 참관을 보장해 절대 부정의 소지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러한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의 미흡한 운영은 전국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6일에 있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두 번째 입장발표에서 ▲투표준비 측면에서 △사전에 임시기표소의 투표방법을 제대로 안내 받지 못해 선거인이 항의 또는 투표 거부하는 경우 △선거인이 기표한 투표지가 담긴 봉투를 바구니·종이가방 등 통일되지 않은 방법으로 투표소에 옮기는 등 물품 준비가 미흡했던 경우 ▲환경적인 측면에서 △투표소가 협소해 확진 선거인과 일반 선거인의 동선이 겹쳤던 경우 △일반 선거인의 투표가 종료된 후에도 시설관리인의 거부로 확진자가 기표를 투표소안에서 진행하지 못한 경우 △창고 등에 임시기표소가 설치되는 경우 ▲투표관리 측면에서는 △확진 선거인에게 교부한 임시기표소의 봉투에 이미 기표된 투표지가 들어있었던 경우 △투표용지 뒷면에 선거인의 성명을 기재한 경우 △확진자의 사전 투표율을 예측하지 못해 선거인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장시간 대기한 경우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앙선관위는 “이번에 제기된 각종 문제점이 선거일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세밀하게 준비하겠다”며 “7일 개최되는 전체 위원회의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확정한 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9일이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는 투표일 당일이다. 선거일까지 이틀이 남은 시점에서 중앙선관위는 어떠한 방안을 세워 국민들의 성난 목소리를 잠재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