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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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봄날에
  • 한학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03.17 08: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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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한다. 아마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촘촘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불완전한 상황을 가상해서 집짓기를 하면 훼손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상에서도 뜻하지 않게 마주치는 일, 좌절을 좌절로 아는 순간이 새 희망의 출발선이다. 인생은 매사 선택과 판단의 연속이다. 그래서 지금 순간을 충실히 사는 방법을 찾아서 각자도생하는 것이다. 존 레논은 “인생이란 우리가 다른 계획들을 세우느라 바쁘게 지내는 그사이에 일어나는 그 무엇이다.”라고 했다. 내공을 쌓지 않고 섣불리 무한경쟁의 무대에 오르면 자신감을 잃고 패하기에 십상이다. 성공한 삶을 살았던 수많은 선각자에게 세계정세를 보는 안목과 통찰, 정확한 판단력이 없었다면 그 인생의 결과는 분명히 달라졌을 것이다. 오늘 할 일을 지금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미래라고 생각하는 내일로 지금 고민을 싸서 들고 가는 것이다. 행복을 내일에서 찾으려 하는 사람은 우매한 인간의 전형이다. 멋진 인생은 자신을 줄곧 분발시키고 복잡한 현대사회를 헤쳐나갈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며, 지금을 사는 것이다. 나는 바로 오늘을 살고 있는가? 그래서 혹자는 인생을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농부처럼 무던하게 살라고 말한다. 

인생을 살아내면서 시간을 소중히 다루는 것은 삶을 소중히 가꾸는 것과 같다. 그날그날이 최선의 날인 셈이다. 신선한 새로운 모델도 몰입의 즐거움 속에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머무는 정해진 시간 속에서 살아낸 과정이 삶이다. 내 인생일지라도 책임을 자각하는 것이 삶의 시작이 되고, 책임을 완수하는 길이 삶의 끝이 되는 것이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우리 자신이 인생에서 모든 것을 전력투구해 최선을 다하도록 고무한다. 앞서서 걷다가 길도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을까 되뇌며, 그건 그저 사소한 것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가르침은 들려주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이 더 충격이 있다. 그래서 삶에서 스치는 사람마다 다 스승일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이 좋아질 실마리가 없어 보이는 절망적일 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있다. ‘인간은 뒤돌아볼 때마다 어른이 된다’라고 한다. 창의성과 통찰력을 요구하는 미래 사회에서는 공부한 것들을 현실에 접목하는 힘이 아주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같은 현상을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한다. 앞에 닥치는 현상을 해석하고 반응하는 태도에 따라 결과는 현저하게 다르다. 따라서 세상을 통섭적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세상, 발전에 대처해야 한다. 다양한 사회 문제도 개선하고, 갈등의 요소를 줄여가며 서로의 등을 다독여 주면서 더불어 사는 것이다. ‘너그럽게 잘 베풀었는가’라는 물음에 자연스레 응답할 수 있을 때 격조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행복해지는 좋은 방법은 시선 그대로 사는 것이다. 철학자 김형석은 “행복은 인간답게 사는 노력, 과정 그 성취에서 주어지는 것이라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에게 주어진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다 맡아서, 내 인격을 갖추게 되면 행복은 자연히 따라오니까 누구든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어요.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함께한다는 사실은 경험을 통해 깨달았어요. 또 하나는 감사하는 마음이 낳는 행복도 있지요.”라고 말한다. 하찮고 소소한 것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 긴 여정의 인생길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아쉽도록 그리운 사람으로 인연을 맺는 것 등이 그런 삶의 작은 실천이다. 

사람에게는 삶의 목표가 있을 테고, 인생의 목표는 너무나 중요하다. 인생의 유한함이 삶을 대충대충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속뜻이 아니겠는가. 머나먼 인생길 어느 날, 우리가 세상을 등질 때 세상이 아쉬워하고 우리는 가슴이 벅찰 수 있는 그런 삶이라면 더없이 잘살아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서로 현실을 자각하고 공멸을 피할 수 있길 갈망하는 것이다. 이제는 서로에 대한 내 탓, 네 탓 공방과 상호 비난이 난무하는 세상과 이별할 때다. 힘을 합치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인생 최고의 기회를 잡는 선택과 결정은 타이밍이다. 빈틈이 있다는 건 모자란다는 얘기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로 채울 수 있다는 얘기다. 타인의 생각도 마음도 품을 수 있는 여유를 위해서 마음 한쪽에 빈틈을 마련해둬야 누군가를 초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누구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지금은 아닐 것이다.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은 이해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며 생애 최고 날로 살아내자! 어떤 일이 됐든가 느낌이 왔을 때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용기는 자신감에서 온다. 정말 피하고 싶지만 아무도 피할 수 없는 근본적인 고통이 있다. 그것은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다. 그 외는 다 극복할 수 있거나 최소한 견딜 수 있다. 우리는 아름다운 봄날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그에게 혼돈과 분열을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의 시대와 사회통합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정치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그 많은 것 중에서도 ‘국민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한학수 <청운대 방송영화영상학과 교수, 칼럼·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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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2022-03-17 18:59:04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조호삼 2022-03-17 16:44:37
한교수님 칼럼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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