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유족회, 용봉산서 다섯 번째 합동위령제 개최

한국전쟁당시 보도연맹사건으로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5차 홍성지역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가 지난 17일 오전 11시 홍북면 용봉산 입구 학살 현장에서 열렸다.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 홍성군 유족회(회장 황선항)가 마련한 합동위령제에는 유족회, 종교단체, 각 기관·사회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교의례, 추모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보도연맹사건은 1950년 한국전쟁 중 부산으로 피난한 이승만 정권이 퇴각하던 전쟁 초기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할 국가가 공권력인 국군·경찰·미군·극우세력 등을 동원해 보도연맹원들을 무차별 검속하고 대학살한 사건이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건 중 73%가 국군과 미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선항 회장은 “올해 5회를 맞는 만큼 주민과 함께 과거의 진실을 바로 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위령제를 준비했다”며 “나주시의 지원과 유족회원의 성금으로 나주시에 위령비가 건립된 것을 보면서 홍성군과 의회에서도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유족으로 참가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최홍이 상임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는 국가로부터 배려와 보상은커녕 차별과 박해, 탄압과 감시 속에 소리쳐 울어보지도 못한 채 숨죽여 늙어 왔다. 아직도 그 시대의 가해세력들이 지배하고 있어서입니까? 언제쯤 과거청산이 가능하겠습니까? 더 늦기 전에 국가가 문명국의 품격을 되찾아야 한다”며 “광천읍 담산리 꿀꿀이산에서 희생당한 수십 명 영령들의 시신도 지체 없이 발굴하고, 추모 위령비를 세우고 합동위령제를 바치어 구천에 떠도는 원혼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족들의 한을 풀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편 유족회 측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해 지난 5일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법원의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재판을 개탄하면서 대전고법에 상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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