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성 결여된 홍성군 아이디어 공모전… “뜬구름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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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성 결여된 홍성군 아이디어 공모전… “뜬구름 잡기”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2.09.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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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군정목표 변경돼서… 첫 시작이라 포괄적으로”
주민들, “참여 유도하려면 고민하고 접근성 갖춰야”
홍성군의 아이디어 공모전과 포천시의 아이디어 공모전 내용이 담긴 포스터.

홍성군이 지난 1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진행하는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 실현을 위한 2022 주민·아이디어 공모전’이 심도 있는 고민과 구체성이 결여된 것으로 평가돼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해당 공모전 안내 포스터를 살펴보면 공모주제로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 실현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 △활력 있는 지역경제를 위한 아이디어 △살기 좋은 농어촌 육성을 위한 아이디어 △찾아오는 문화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아이디어 △건강하고 행복한 복지 실현을 위한 아이디어 △그 외 주민이 공감하는 참신한 아이디어 등이 제시돼있다.

군에서 제시한 공모주제들은 민선 8기 홍성군의 공식 슬로건과 5대 군정 목표다. 현재 전국적으로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지만, 군정이나 시정 목표 자체를 세부주제로 내건 지자체는 홍성군이 유일하다. 

경기도 포천시도 민선8기 시정방향에 맞춰 △시민중심 열린도시 △품격있는 인문도시 △바른성장 미래도시 △균형발전 자족도시 등 4개 분야에서 공모를 받고 있지만 시정방향 자체가 세부주제는 아니다. 포천시 아이디어 공모전의 세부주제는 △시민이 주인인 소통과 공감의 열린 시정을 위한 행정혁신, 업무개선 아이디어 △미래를 열어가는 인문교육도시를 위한 혁신교육, 평생학습 아이디어 △안전하고 쾌적한 안심 스마트도시 구현을 위한 재해예방, 안전도시 아이디어 △미래·자족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한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및 미래 첨단산업육성 아이디어 등이다. 포천시는 군정목표 실현을 위한 아이디어 자체를 공모한 홍성군과 달리 세부주제를 구체적으로 기획해 공모했다. 

홍성군 기획감사담당관 정책기획팀 관계자는 “민선 8기가 새롭게 출범하며 정책목표가 변경돼 포괄적으로 아이디어를 받기 위해 공모전 주제를 넓게 설정했다”며 “공무원 머리에선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수시로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시작이라 포괄적으로 주제를 설정한 부분이 있다”면서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사업화하고 만약 공모주제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의견이 있다면 내년에는 공모주제를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북읍 주민 김 아무개 씨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 주제를 이렇게 추상적으로 제시하면 전문가가 아닌 이상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진심으로 주민들의 참여와 아이디어를 원한다면 지금보다는 심도 있는 고민을 통해 주민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군 정책기획팀에게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홍성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공모전’에서는 약 16개의 제안이 실제 군의 사업에 반영된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홍성군보 문장 부호 표기 준수, 민원응대 직원 마스크에 스마일 또는 청렴 스티커 부착 등의 제안들이 실시제안 목록 대부분을 차지하며 ‘원도심 활성화’라는 취지에서는 상당부분 벗어난 것이 확인됐다. 

김덕배 홍성군의원은 “홍성군이 나름대로 필요한 사안을 공모했다고 판단되지만, 행정혁신과 같은 주제가 빠져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홍성군은 현재 행정 분야에서도 많은 부분 노력과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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