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 하나로 누구나 손쉽게 수도계량기 멈춘다”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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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 하나로 누구나 손쉽게 수도계량기 멈춘다” 문제 제기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10.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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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식 홍성군의원 “차폐 성능 없는 모든 계량기 철거·교체해야”
이용록 홍성군수 “노후된 상수도관 교체, 유수율 85% 달성 목표”
홍성군 수도사업소 관계자 “권영식 의원 주장에 공감, 노력할 것”
디지털 수도계량기에 4000가우스의 소형 자석을 갖다 대자 계측이 멈췄다. 차폐성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디지털 수도계량기에 4000가우스의 소형 자석을 갖다 대자 계측이 멈췄다. 차폐 성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홍성군 수도사업소가 수자원공사에 위탁한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사업’이 차폐불능 수도계량기를 설치, 이를 즉시 수자원공사에 차폐 성능이 완벽한 제품으로 교체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지털 수도계량기의 도입은 원격검침시스템 IoT(사물인터넷)와 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활용해 계량기값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고 누수율. 상수도 이상 유무 등을 관리하는 구축사업이다. 상수도의 유수율을 높이고 물 관리 효율을 높이고자 환경부에서 도입한 공모사업인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사업’의 하나로, 홍성군에서도 지난 2021년부터 참여해 현재 완공을 앞두고 있다. 

수도계량기 기술 기준의 자기장 시험은 지난 2010년 6월에 추가됐고, 정적 자기장 시험기준이 도입됐지만, 조작 방지 기술 미흡으로 피해가 보도되고 있다. 자석으로 디지털 수도계량기를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제보된 것은 지난해 11월경이다. 

당시 충남도에서도 문제를 인지하고 도청에서 디지털수도계량기가 자석 접촉 시 멈추는 현상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충청지역 현장 설치된 디지털 계량기에 자석 접촉 때, 물을 사용해도 계량기가 작동하지 않는 동영상 등의 뉴스 보도에 대해 홍성군의회 권영식 의원은 “행정사무 감사와 업무보고, 현장방문 등을 통해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에 따르면 “홍성군 유수율은 79%이고, 전국 평균은 85%”라며 “현재 차폐 기준은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소형자석으로 차폐기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계량기 제조업체 다수는 차폐성능을 보유한 제품이 있는데도, 수자원공사가 설치한 계량기는 차폐가 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며 “집행부는 즉각 차폐성능이 있는 조달제품으로 교체할 것을 수자원공사에 요구하고 시설물 물품 인수 시 철저한 검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수도계량기를 설치하면 수도 사용량에 대한 정확한 계량과 원격 검침, 수도 사용량의 변화 감지를 통한 누수 감지가 가능해진다. 또한 계량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들을 분석해 주민들의 수도 사용 패턴을 파악하고, 수도 절약을 위한 정책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등의 많은 장점이 있다.

홍성군 수도사업소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수도계량기의 장점을 활용해 스마트 관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3년간 3억 원의 예산을 들여 3000여 개의 디지털 수도계량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예산을 들여 설치한 3000여 개의 디지털 수도계량기 15mm는 자석을 대면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언론 보도로 이미 알려진 사안이며, 권 의원은 홍성군의회 제298회 임시회 현장방문 일정 중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권영식 의원은 “이 문제가 행정에 대한 군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우선 “군민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석을 대면 계량기의 계측이 멈추는 영상이 이미 유튜브에 올라 있으며, 자석은 철물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높은 물가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요즘 이를 알게 된 주민이 수도 요금을 줄이고 싶은 충동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지방재정의 악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보의 확산 속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른 시대에 문제의 영상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많은 주민이 이에 영향을 받는다면 수도 요금이 과소하게 계산될 수 있으며, 이는 지방재정의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홍성군이 수자원공사에서 원수를 63억 원어치 사 오는데, 13억 원 정도의 손실 중 계량기 조작으로 이울어질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마지막으로 “행정에 대한 불신과 주민들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수도 요금은 홍성군 주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부과되어야 하는 공공요금이며, 만약 수도계량기의 성능 부족으로 인해 요금이 불공평하게 부과된다면, 이는 주민들 간 갈등과 집행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권영식 의원은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돼있는 적합한 제품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는 수도사업소가 시정은커녕 의회를 방문해 협박성 발언과 욕설에 가까운 언행으로 본 의원과 의회를 모독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권 의원은 “잘못된 정책집행을 시인하고 바로잡는 것이 집행부의 책임 있는 자세이며, 군민에 대한 참된 도리”라며 “수도사업소에 이미 설치한 디지털 수도계량기들을 전수조사해. 차폐 성능이 없는 모든 계량기를 철거·교체할 것과 앞으로 이와 같은 문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와 구체적 대책 마련”을 군수와 수도사업소 일부 공무원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용록 군수는 “우선 군수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제하고 “불편한 언사가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실수를 한 것 같아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 군수는 디지털수도계량기 개선방안과 관련해 “보령댐에서 우리 군의 가정까지 물을 공급하고 있는데, 유수율이 문제”라며 “유수율을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나, 유수율을 줄인다는 것이 지하 관로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노후된 상수도관을 교체하면서 유수율 85% 달성을 목표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한국기계표준연구원에서 수도계량기 제작 시 자석의 강조에 따른 기준에 의해 각 업체가 계량기를 제작하고, 조달청에 등록하기 때문에 전국에서 조달청에 등록된 계량기를 그동안에 사용해 왔다”며 “자기장이 높은 경우, 멈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기계별 단가 차이도 있기 때문에 연차별로 계량기를 교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000여 개 교체를 완료하고, 미쳐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계량기는 6~8년 안에는 교체를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한 번에 교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연차별로 나눠서 교체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주환 홍성군 수도사업소장은 “디지털계량기의 자기장에 대한 우리나라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맞는 조달청에 등록된 제품을 구입해 설치하고 있다”며 “권 의원님의 주장에 공감하고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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