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불만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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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불만 목소리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4.05.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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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문화관광재단, 공고 내용 바꿔 지원… 선정팀↑, 금액↓
지원 개인·단체, 지원금 쪼개기 “현실적이지 못하다” 주장
사업 포기 사례 발생도, 재단의 강행 요구에 입장만 ‘곤란’

홍성군 문화예술 진흥·발전과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문화 향유 기회 증대를 위해 지역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과 관련해 지역 문화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주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최건환, 이하 재단)의 ‘2024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은 홍성군 소재 단체 또는 거주자를 대상으로 △전문문화·예술활동지원 △신진예술창작지원 △청년예술활동지원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지원 △생활문화지원 등 5개 유형으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매년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3억 2100만 원이다.

특히 5개 유형의 사업 중 △문학 △공연(무용·연극·음악·전통) △시각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전문문화·예술활동지원’의 경우, 나머지 4개 유형의 사업 대비 총사업비는 물론 사업당 지원금액이 높아 많은 개인·단체의 공모 신청이 집중되는 현실이다.

‘2024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총사업비 3억 2100만 원 중 무려 73.5%에 달하는 2억 3600만 원의 사업비가 ‘전문문화·예술활동지원’을 통해 지원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7일부터 3월 22일까지 진행된 ‘전문문화·예술활동지원’ 사업 공모에 접수된 개인·단체는 총 46팀으로 재단은 그중 30곳을 선정했다.


사업 공모내용 무시한 채 선정
무려 11개 팀 추가 선정 ‘파문’
반면에 지원 규모는 ‘대폭 축소’


문제는 재단이 ‘2024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공모 지원신청 공고 내 ‘전문문화·예술활동지원’의 경우, 10~19개 팀을 선정해 사업당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지원 규모를 지키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재단은 공고 내용을 무시하고 최대로 선정할 수 있는 19팀보다 무려 11개 팀을 추가 선정한 동시에 최소 1000만 원 지원 규모마저 지키지 않고 최소 200만 원부터 최대 2200만 원까지 분산 지원을 결정해 강행한 것이다. 

사업에 선정된 예술인들은 난데없는 지원금 대폭 삭감 사태에 대해 즉각 홍주문화관광재단 측에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 17일 홍성군가족어울림센터 나래홀에서 최종선정팀을 대상으로 열린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설명회’에서 선정자들이 불만사항을 봇물처럼 쏟아낸 것이다.

홍주문화관광재단 측은 이날 설명회 시작에 앞서 지역문화예술인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으나 이미 불만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였다.

사업에 선정된 관계자 A씨는 “최소 규모인 1000만 원을 신청했는데 50% 이상 삭감 지원이 결정됐다”고 주장하며 “사업을 원활히 수행하려면 사업의 규모나 내용에 따라 최소한의 예산이 확보돼야 하는데 너무 높은 비율로 지원금액이 삭감돼 제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A씨는 “차라리 처음부터 지원해줄 사업비 지원 규모를 공개했으면 그 조건에 맞는 지역예술인이나 단체가 신청을 했을텐데, 최소 10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신청을 독려해놓고 예산을 70~80% 수준으로 삭감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분개했다.

또다른 선정팀 관계자 B씨는 “40년 넘게 문화예술계에 몸을 담아오며 수많은 지원사업에 참여했지만 이런 경우는 살다 살다 처음 본다”면서 헛웃음을 지으며 “이것도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인데 마음대로 주무르는 듯한 이런 처사는 마치 희롱을 당한 듯한, 사기를 당한 듯한 기분마저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B씨는 “지역문화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태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라면서 “사업비 반납도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절대 홍주문화관광재단 사업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주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문화예술계에 몸 담아 오면서 사업 선정 과정에서 선정 기준이 바뀐 사례는 처음 본다”고 밝히며 “현재 한팀이 사업포기 각서를 작성한 상태로 아직 사업 기간이 남아있어 향후 사업을 포기하는 팀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건환 대표이사는 “올해는 지난해 대비 예산은 7000만 원가량 줄었고, 90개 팀이 지원을 신청하면서 지원자 수는 늘었다”고 설명하며 “홍성군에서 활동하는 많은 예술인에게 다양하게 지원하기 위해서 지원금을 조정했다. 대표이사로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재단, 심의과정서 지원금액 삭감
심의위원 의견에 따라 변경 주장
심의위원 선정 과정에 문제 제기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에 대한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사업의 지원 단체와 개인을 선정하기 위한 심의위원 모집 과정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제보에 의하면 ‘2024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심의위원(후보자) 모집 공고’를 살펴보면 △홍성군 예총·문화원·지회 회장 및 임원 △홍주문화관광재단 임직원 및 이사회 운영진 △홍성군 지역 도의원, 군의원 △당해 심의 사업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를 제외대상으로 뒀다.

하지만 사업 선정에 참여한 심의위원 6명 중 충남문화관광재단에 소속된 심의위원이 있고,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계자를 ‘당해 심의 사업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로 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업에 선정된 관계자 C씨는 “어떻게 생각해야 타지역 문화예술인도 아니고, 충남도 내 지자체 문화관광재단과 충남문화관광재단을 이해관계로 보지 않을 수 있느냐”고 비판하며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따지기에 앞서 이런 의혹이 발생하지 않게끔 심의위원 선정 과정에서 살폈어야 하는 문제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C씨는 “이번에 벌어진 문제 모두 홍성군 문화예술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느낀다”면서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홍주문화관광재단은 공개 질의에 대해 정확한 답변과 요구사항에 대한 성의있는 태도를 원한다”며 “홍성군예술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지역언론과 재단 누리지을 통해 공개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최근 공모사업에 지원했던 참여자 17명의 지역문화예술인들이 이용록 홍성군수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지역예술인은 이용록 군수에게 “‘심의위원이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을 판가름할 정도의 문화예술계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과 ‘일부 심의위원을 이해당사자가 아닌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군수께서 ‘지역 문화예술인들께서 말씀하시는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다소 두루뭉실한 답변만 해서 답답한 심정”이라면서 “명확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주길 바라며, 공개적으로 사과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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