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자율화, 본고사 부활 ‘신호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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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자율화, 본고사 부활 ‘신호탄’인가
  • 이범석 기자
  • 승인 2008.01.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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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주요대학이 논술고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이들 대학의 일부 논술문제가 특정 값을 구하거나 고난도의 풀이 능력을 요구해 ‘본고사 부활’논란이 일고 있다.
논술고사의 당초 취지는 논리적 사고방식을 측정하는 것이지만 일부 대학에서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된 것이다.
특히 이번 논술고사는 인수위가 대학에 학생선발의 자율권을 주기로 결정한 직후 치러진 만큼 본고사 부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 주요 대학 ‘정답’ 요구하는 논술고사 출제
우선 서울대 자연계 논술은 평균값 정리에 대한 증명이나 함수의 연속성에 대한 증명 등을 묻는 4번 문항이 본고사 유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전 본고사 수학 문제에서 다뤄졌던 단원별 기본 원리에 대한 증명 문제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홍성의 A학원 강사는 “서울대 논술 문항 4번은 고등학교 수학2의 미적분을 이해하고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정답이 정해져 있고, 풀이과정이 명료하면서 그 모양도 제시문이 주어졌다는 것을 제외하면 본고사 유형과 하등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강대도 논술 1번 문항에서도 교과과정에 나오지 않는 ‘비유클리드기하학’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으며, 고려대도 자연계 논술의 적분과 벡터를 이용한 수학적 증명 요구 문제를 출제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대학은‘정답’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방식과 창의력능력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본고사 부활 신호탄 인가
문제는 ‘정답’을 요구하는 논술고사의 출제경향이 대학자율화에 따라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 주요대학의 입장에서 본고사를 통해 변별력을 높이는 것은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 등급제가 도입돼 수능과 학생부의 변별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점도 본고사 부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게다가 학생선발에 대한 자율권을 모조리 대학에 이양하겠다는 인수위의 방침은 ‘본고사 부활’의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본고사부활 움직임에 브레이크가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사교육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지는 본고사 부활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데다 대입업무를 이양 받는 대교협이 ‘국, 영, 수 중심의 본고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홍성군 A고교의 한 교사는 “등급제나 본고사가 본질은 아니며 각 대학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입시정책들이 나올 수 있다”며 “사회적 책무성을 수행해 나갈 수 있는 관련 기구를 설치해 스스로 관리 감독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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