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성 문화유적 관리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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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성 문화유적 관리 엉망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4.0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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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시간 음주·흡연 등 청소년 탈선장소 전락
시설물 심한 훼손…CCTV 설치 등 대책 시급

▲ 청소년들의 불장난으로 일부 그을린 전통정자 마루

홍성군을 대표하는 홍주성 일대 문화유적이 군의 무관심 속에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홍주성 일대 문화유적지와 시설물들이 손상된 채 방치되는가 하면, 야간시간대 청소년들의 주요 탈선장소로 악용되는 등 홍성군의 관리소홀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형편이다. 홍성군은 홍주성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오관리 옛 법원·검찰청 부지 1만 5300㎡의 면적에 옥사 복원, 우물터 보수, 전통 정자 설치, 산책로 조성 등 홍주성 일대에 역사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우물터와 전통정자, 옥사 등을 알리는 표지판만 설치돼 있을 뿐, 복원유적지를 감시하는 CCTV나 훼손에 따른 법적 책임을 경고하는 안내판 등이 전무하고, 상시 감시인력도 없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 1일 홍주성 일대 유적지를 돌아본 결과, 특히 옥사 내부는 불에 탄 신문지들이 여기 저기 널려있는가 하면 담장 주변으로 여러 개의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 등 외부인의 출입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옥사 출입문에 빗장이 걸려있지만 자물쇠가 설치돼 있지 않아 누구라도 손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였다.

인근 주민들은 복원된 옥사가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했다고 우려했다. 한 주민은 "야심한 시각에 청소년들이 옥사 주변에 모여 담배 피는 것을 목격했다. 그렇잖아도 밤 시간에 홍주성 인근으로 탈선 학생들이 종종 몰려다니곤 했었는데 옥사가 생긴 이후로는 담장이 높아서 그런지 안에서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시는 것 같다"며, "밤 시간에는 문을 잠그는 등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통정자도 방치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홍주성 역사관 앞으로 조성된 전통정자 인근에는 누군가에 의해 파손된 조명 기구와 각목들이 방치돼 있었고, 무엇보다 '신발을 벗고 출입해 달라'는 안내판이 무색할 정도로 진흙에 더럽혀져 있었다. 정자 마루의 상태는 더 심각했다. 직경 20cm 가량으로 불에 탄 자국이 남아 있는 상태로, 누군가 마루 위에서 고의로 불을 지폈음을 짐작케 했다.

전통정자는 하부의 기초 구조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목재로 이뤄져 있기에 화재에 특히 취약하다. 그러나 전통정자 주변으로는 초기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화기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 누군가 고의나 실수로 불을 냈다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홍주성 인근 복원 유적을 관리하고 있는 역사시설사업소 관계자는 "상시 감시 인력을 배치하기엔 무리가 있어, 조만간 CCTV를 설치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 썩어가는 여하정 물
새로 복원된 유적지뿐만 아니라 기존 유적지도 방치되거나 적절치 못한 보수로 훼손되고 있다. 홍주성을 대표하는 유적지로 알려진 '여하정'. 최근 여하정의 물이 고인 채 썩어가고 있다. 물이 줄어드는 겨울철이라고 하지만 수위가 낮아진 여하정은 심한 녹조와 부유물로 몸살을 앓고 있었으며, 미약하게 악취도 풍기고 있었다. 여하정은 홍주성을 대표하는 유적지이자 관광지로 해마다 1만 여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예부터 수면을 장식한 연꽃과 금잉어들이 아름답기로 명성이 높았지만, 현재 오염된 연못물에는 흔한 민물고기 한 마리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물이 탁해져 있다.

봄이 되며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모기나 파리 등 해충의 서식지가 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는 주민들의 지적이다. 여하정의 보수·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군 관계자는 "일 년에 두 번 정도 물을 갈아주고 있는데 조만간 깨끗한 물로 바꿔줄 예정"이라며, "항간에 잘못된 보수처리로 고인 물이 썩어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문화유적을 보수하고 복원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기존 유적을 적절히 관리해 최적의 상태로 현상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홍성군을 대표하는 홍주성 일대 유적지에 대한 총체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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