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 6~7운영위원
푸른 하늘이 제법 높아진 계절이지만, 난데없는 폭우와 불필요하게 높은 기온 탓에 우리 모두가 삶의 불편함을 느끼는 요즘, 지역사회는 홍성천 복개주차장 논란으로 말이 많다.
우리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해온 복개주차장에 대해, 사용자 입장과 기후위기의 관점에서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과연 그 고마운 복개주차장을 올바르게 사용해 왔을까?
수차례 경험하는 복개주차장의 불편함, 소모적인 주차 시비,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한 시간 낭비가 비일비재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역주행과 불필요한 정차다. 역주행은 무슨 의도일까? 모르고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적어도 홍성군민이라면 진행 방향은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먼저 주차하기 위한 얌체 짓이다. 정차도 마찬가지다. 정차는 잠시이어야 하지만, 동승자가 볼일을 다 볼 때까지 세워두는 것은 사실상 주차다. 협소한 주차장에서 이런 역주행과 정차는 공간 선점에 불과하고, 오히려 시간을 지체시킨다. 이는 자동차 공회전과 불필요한 주행으로 연료만 낭비한다.
둘째는 편법 주차다. 어떤 셈법인지 기가 막히게 빈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는 이른바 ‘신기술’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편법은 통행 불편을 초래하고 얌체 짓이라는 분노를 유발한다. 불필요한 갈등과 분노 역시 기후위기 시대에 사회적 비용을 높이는 요소다.
셋째는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와 현수막 게시다. 홍성읍 거리를 둘러보면 버려진 담배꽁초와 잡쓰레기가 눈에 띄고, 난간에는 합법을 가장한 불법 현수막이 난무한다. 이런 행동이 결국 기후위기 비용을 지불할 각오가 있는 모습일까?
우리는 복개주차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지켜왔는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처럼, 함부로 사용하다 철거 논란이 생기니 이제 와서 지켜야 한다고 외치는 것은 편의주의적 오만함일 수 있다. 기본적인 질서를 지킬 때 비로소 사회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존재의 고마움도 알 수 있다.
차량 진입이나 보행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기둥 모양 시설물인 ‘볼라드(bollard)’는 복개주차장 사방 건널목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안전 보호대다. 그런데 두꺼운 고무 재질 상부가 파손된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 속에 쓰레기를 투기하는 심리는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서 제안한다. 복개주차장이 철거되든 존치되든 우선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관리 주체는 주차선을 선명하게 표시하고 진행 방향을 재도색해야 하며, 바닥에 설치된 카스토퍼(car stopper)도 정기적으로 보수하는 등 기본 관리가 필요하다. 주변 상인회 역시 정기적인 청소와 주차 도우미 봉사로 힘을 보탠다면 어떨까?
사용자 또한 이기적 편리를 버리고 기본 질서를 지키는 성숙한 민주시민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복개주차장을 애지중지하는 마음에 걸맞은 생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용자 스스로 수고스럽더라도 바른 생활을 실천해야 하며, 세계 기후 환경단체들로부터 ‘오늘의 화석상’ 1위를 수상하며 ‘세계 최악의 기후 악당’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오명을 벗기 위해, 작은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쓰레기 하나 버리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홍성군과 지역 정치권에도 당부한다. 복개주차장 논란이 계속된다면 군민 공청회와 간담회를 통해 충분한 공감을 얻고, 합리적 결정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원칙을 바로 세우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투명한 정치, 투명한 사회가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 한 사람보다 열 사람의 아이디어가 좋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2004.1.10.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직원연수 특강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