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공개 입양
최용진·장미도 부부
최용진·장미도 부부

오는 11일은 건전한 입양문화의 정착과 국내 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제정한 입양의 날이다.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다. 가족이 되는 여러 방법 중 입양을 선택해 화목한 가정을 이룬 수많은 입양 가족들에게 이 날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본보는 남매 밑으로 남자 아이를 공개 입양한 최용진(46·내포만나교회 목사)·장미도(43)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었다.<2011년 5월 13일자 1면 보도>
당시 최 목사 부부는 공개 입양한 온유(5)를 입양하기까지의 어려움과 가슴 아픈 사연들을 솔직하게 밝혔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최 목사 부부는 예쁜 딸 소망(7개월)이를 또 가슴으로 낳았다. "평소 아이 둘을 입양할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나 막상 마음의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지난해 9월 아동상담소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지요. 아이를 보러 가는 날 아침 갑자기 아내의 발목이 이유도 없이 퉁퉁 부어오르며 잘 걷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를 만나러 가는 사이 감쪽같이 발목의 부기가 빠지고 멀쩡해졌지 뭐예요?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마도 하나님께서 온유 동생을 입양하라고 계시를 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 결국 소망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하게 됐답니다."
우리 사회에서 입양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입양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따뜻해졌다. 유명 연예인들이 공개 입양을 하고 일반인들 또한 입양 사실을 당당히 밝히며 서로간의 모임도 활발하다. 아내 장 씨는 "온유의 생각도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아이에게 가족이 되는 방법 중 입양이라는 방법이 있단 사실을 설명해 주고 입양을 통해 동생을 선물해 주겠다며 의견을 물었더니 좋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온유가 동생이 생기자 시샘을 하는 등 서운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잘 받아들였어요."
최 목사 부부는 소망이를 입양하면서 온유 때보다 훨씬 까다롭고 복잡해진 입양 절차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개정된 입양법은 성장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와 아동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됐다. 거 친모의 입양 동의만으로 가능했던 입양 절차가 친모, 친부의 출생 신고와 입양 동의, 그리고 미성년자일 경우 양가 부모의 동의도 있어야 한다. 최 목사는 "소망이의 엄마는 중학교 2학년 때 소망이를 낳았대요. 온유 엄마도 고등학교 1학년 때 온유를 낳았으니 우리나라 미혼모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 같아요. 온유와 소망이가 성인이 되면 자신의 친부모를 찾도록 권유할 생각입니다. 둘 다 잘 자라 사회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 낼 정도가 돼서 친부모를 부양할 수 있게 되길 바래요."
최 목사 부부는 입양 후 힘든 점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며 입에 침이 마른다. "입양을 하고 싶어도 쉽게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일단 행동으로 옮기고 몇 개월만 지나면 내 자식이랑 똑같아져요. 낳지 않은 것 빼고는 다를 게 하나도 없어요. 가끔 가족나들이를 가면 서로 닮지 않은 저희 가족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당하게 입양 사실을 알리기도 해요. 그러면 듣는 분들이 더 당황하시지요."
최용진 목사는 9일 제8회 충남도 입양의날 기념식에서 보호아동을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피어 아동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도지사 표창을 받는다. 넉넉한 형편은 아닐지라도 최 목사 부부는 온유와 소망이를 사랑으로 보살피며 아이들 몸과 마음에 생긴 상처를 치유하고 남들과 똑같은 평범하고 행복이 넘치는 가족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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