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는 없는데… 넘쳐나는 원룸
상태바
수요는 없는데… 넘쳐나는 원룸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5.09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2년새 홍성지역에 190여건 허가 공급 과잉
임차인 없어 상당수 공실 방치 지역경제 악영향 우려

내포신도시 조성과 저금리에 따른 재산증식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던 원룸이 최근 과잉 공급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홍성군에 따르면 홍성지역에서는 지난 1990년대 초반 청운대, 혜전대 인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다가구주택이 증가한 뒤 한동안 주춤하다가 내포신도시 조성 영향으로 2010년 이후 급속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홍성군의 다가구·공동주택 허가건수는 2011년 77건, 2012년 95건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만 해도 4월 현재까지 18건에 이르는 등 다가구주택 신축 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다가구·공동주택의 세대수도 2011년 942세대, 2012년 1169세대, 올해 189세대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홍성군의 인구는 8만9000여명에서 8만9200여명으로 불과 200여명 증가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가구주택 공급은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정작 임대 등의 수요는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이미 건립된 상당수 주택이 빈집으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다가구주택을 건축해 매매하거나 땅 주인과 일정지분을 약속하며 건축을 부추기는 외지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현재같은 추세라면 다가구주택 공급과잉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내포신도시 내에 임대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이 다수 건립될 예정이어서 원룸 공실률이 더욱 높아져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신축원룸이 급격히 늘어나는 월산택지개발지구 내의 경우 한때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원 정도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30만-35만원 가량으로 하락했다. 그나마도 수요자를 찾지 못해 건물 여기저기에 임대자를 찾는 플래카드가 나붙고 있다.

월산리 한 원룸주는 "월세 가격을 대폭 낮췄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원룸들이 올라가는데 유입인구는 적은데다 원룸은 넘쳐나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 같다"며 "은행 대출금으로 무리해서 지었는데 이자 갚을 길도 막막해 밤에 잠도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원룸 난립 현상과 관련해 주민 김모 씨는 "내포신도시 영향으로 인해 홍성군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고 하지만 그 변화는 미미하고 기대심리로 인한 원룸 신축만 성행하고 있는 것 같다"며 "홍성지역은 원룸임대사업을 하는 외지업자들이 판을 쳐 집값은 비싼데 건물은 허술하다는 소문도 횡횡해 이미지 개선도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신도시 조성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인근 지역으로 인구 유입이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신도시 정착민들은 결국 신도시에 자리를 틀게 될 것"이라며 "신도시가 정착되면 급격히 늘고 있는 원룸을 비롯한 다가구주택의 버블붕괴가 우려된다. 원룸임대사업주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경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