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소독·이동제한 등 조치… 발생 농장 돼지 25일 중 살처분
[홍주일보 한기원 기자] 충남에서 국내 치사율 100%(급성형)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발생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충남의 첫 확진 사례로, 지역 축산업 전반에 위기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충남도는 25일 “당진시 송산면 소재 돼지농장에서 폐사한 돼지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 이날 오전 8시 ASF 양성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농장은 총 463두를 사육 중이며, 17∼18일 2두, 23∼24일 4두가 폐사함에 따라 농장주가 수의사 권고로 도 동물위생시험소에 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 동물위생시험소는 폐사축 1두를 포함해 같은 우리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 14두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고, 전 개체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도 조사 결과 폐사 개체는 지난 4일 경남 합천 종돈장에서 입식한 24주령 돼지로 파악됐다.
확진 직후 도는 시·군·한돈협회·양돈농가 등에 상황을 긴급 전파하고,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농장 출입을 통제했다. 또 △발생 농장 반경 10㎞ 이내 28개 농가 소독 △가축 및 차량 이동 제한 △농가 접근 통제 등 차단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
도와 당진시는 25일 중 확진 농장과 농장주 소유 2개 농장의 돼지 전 마리 살처분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료공장·도축장 등 역학 관계시설 112개소 소독 △역학 농장 19일간 이동 제한 및 정밀 검사 △반경 3㎞ 내 통제초소 4개 설치 등의 대응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모든 돼지농장에 대해 25일 오전 9시부터 27일 오전 9시까지 48시간 일시이동중지 명령(Standstill)을 발령했다.
이정삼 도 농축산국장은 “발생 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 조치를 포함해 추가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양돈농가에서는 △위험 지역 돼지 반출입 금지 △농장 출입 통제 및 소독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 등 차단 방역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ASF는 돼지와 멧돼지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질병으로 침·호흡기 분비물·대소변 접촉을 통해 직접 전파되며, 오염된 차량·사료 등을 통해 간접 전파되기도 한다. 감염 시 고열·식욕부진·기립 불능·구토·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급성형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ASF는 지난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뒤 현재까지 55건이 집계됐다. 충남의 돼지 사육두수는 1027호 242만 마리(전국의 22.2%)로 전국 1위, 이중 당진은 120개 농가 31만 5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특히 충남에서도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하는 홍성과 예산은 긴장 상태에 놓였다. 홍성은 287호 56만 3000마리를 기르고 있어 도 전체의 약 23.3%, 즉 충남 양돈의 ‘최대 밀집지’에 해당하며, 예산 역시 96개 농가에서 22만 3000마리를 사육하고 있어 ASF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유석호 홍성군 축산과장은 “지역 내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ASF 발생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하고, 역학 관련 농가에 대해서는 이동 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즉시 시행할 계획”이라며 “평소에도 방역차량 8대를 연중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는 거점소독시설을 24시간 가동하고 농장·차량 출입 통제와 집중 소독을 강화하는 등 방역 대응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홍성군에서 ASF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총동원해 차단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