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든 몸·마음 자연 속에서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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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든 몸·마음 자연 속에서 힐링
  • 이수현 기자
  • 승인 2013.05.3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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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길 스트레스 날려
곳곳서 숲속음악회 땀 식혀

현장 취재> 재 너머 숲길 걷기대회

여름의 길목에 선 5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25일, 홍성의 대표적인 숲길인 남산에서는 뜻 깊은 행사가 개최됐다.
일상생활에서 찌든 마음을 자연에서 힐링하는 ‘재너머 숲길 걷기 대회’가 열린 것이다. 화창한 날씨 속에 열린 걷기대회는 지역 주민 15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재 너머 숲길 걷기 대회는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로 시작되는 약천 남구만(1629~1711) 선생이 지은 대표적인 권농가인 ‘청구영언’에 실린 시조 작품의 일부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남구만 선생의 생가가 있는 구항 거북이마을까지 숲길이 이어진데 착안해 지난 2011년 조성됐다. 현재는 많은 주민들이 이 길을 오가는 인기 높은 산책 코스다.
오전 10시 남산 한용운 동상이 있는 숲공원에 모인 참가자들은 숲속음악회에서 은은한 클래식 선율을 들으며 쌓인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는 모습이었다.
체조로 몸을 푼 참가자들은 보개산을 향해 본격적인 걷기에 나섰다.
남산정상까지는 거뜬했지만 보개산까지는 오르막이 많아 다소 힘이 들었다. 하지만 울창한 나뭇잎들은 강한 햇빛을 가려 오히려 시원함을 안겨줬다.
숲해설가는 “나무에서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시간이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라며“숲길을 걸으며 힐링하기엔 최적의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숲길을 걷으며 나무 아래 피어난 야생화의 이름을 알아가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쉬어가는 길목에서는 오카리나와 섹스폰 연주가 릴레이로 펼쳐져 흐르는 땀을 식혔다. 조용한 숲속에 울려 퍼지는 오카리나의 순수한 음색은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거북이 마을로 향하는 숲길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말구유를 닮았다는 말구유바위, 삼형제가 열심히 공부하던 자리에 생겨난 삼형제바위, 시집간 시댁가족들이 전부 곰보여서 친정오빠와 자살을 택한 자리에 생겨난 곰보바위 등등.
바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니 어느새 거북이 마을이다. 재너머 숲길 걷기대회는 거북이 마을에 차려진 국수와 아이스크림으로 시장기를 달래고 숲속음악회로 마무리 했지만 3시간여동안 숲길을 걸은 여운은 이내 가시지 않았다.
“과하지 않고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아도 충분히 지루하지 않게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곳”이라고 칭찬하는 참가자의 말이 귓전을 울린다.
재 너머 숲길은 걸으면서 역사공부와 힐링을 함께 할 수 있는 홍성 최고의 아름다운 명품 길이다. 가까이에 있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이 숲길을 자주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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