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무대로 하나 된 홍성·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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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무대로 하나 된 홍성·예산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06.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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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연극제 결산

▲ 지난 17일 '눈사람 살인사건' 공연을 보기위해 객석을 가득메운 관객들.

수준 높은 작품 관객들 호응
지역민 문화 수준 향상 도움
무료티켓 남발 등 개선 필요

전국 15개 시도 대표 연극단체가 출연해 지방의 명예를 걸고 경연을 벌인 제31회 전국연극제가 19일 극단 부산의 '운악'을 끝으로 20일간의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연극제는 충남도청 이전을 기념해 홍성·예산 공동으로 군 단위 최초로 열린 것은 물론 지방 연극단체의 수준을 가늠하고 연극제의 진로를 새롭게 모색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행사를 지켜본 연극인들은 이번 연극제가 관객확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출품된 작품도 예년에 비해 수준이 대체로 상향 평준화됐다고 말했다. 먼저 이번 행사는 관객 동원면에서 여느 전국연극제보다 성공했다는 평을 들었다. 홍주문화회관(615석)에서 열린 8차례 공연과 예산군문예회관(505석)에서 열린 10차례 공연이 최대 1만994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1일 공연 당 약 85%의 객석점유율을 보였다. 청년극단(충북)의 '엄마야 강변 살자' 공연과 대전극단의 '눈사람 살인사건' 등은 하루 두 차례 모두 매진되는가 하면 대다수의 오후 공연이 만석을 이뤄 성황을 이뤘다.

15개 작품이 대부분 고른 수준을 보인 데다 작품성 역시 해마다 나아지고 있어 연극제의 장래를 밝게 하고 있다. 노인문제를 다룬 극단 미암의 '나보고 우짜라고~', 낙태문제를 다룬 극단 마루의 '김봉순 할머니를 사수하라', 다문화가정사를 다룬 극단 푸른가시의 '은미', 인터넷 마녀사냥의 문제점을 지적한 극단 셰익스피어의 '눈사람살인사건' 등은 현 세태를 날카롭게 반영한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로 관람객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 홍성무대의 '계녀멈', 문화영토 판의 '민들레아리랑', 한무대의 '무화과 꽃 피었네' 등은 불안정했던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소시민의 삶을 살아낸 이웃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다루는 동시에 지방의 향토색도 한껏 살려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페스티벌 등의 프로그램을 부대행사로 함께 진행해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 향후 전국연극제의 모범사례로 도입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문제점이 불거져 개선이 요구된다. 우선 무리한 관객동원은 향후 시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총 관객 중 무료관객 비율이 30%에 달했고, 대부분의 관객이 일반인보다는 단체관람 등의 할인을 적용한 중고생 등으로 채워졌다.

이로 인해 일부 공연장은 청소년 전용 극장과도 같은 광경이 연출돼 전국연극제 본래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관공서 등 관계자 대상 티켓도 과하게 발매돼 당사자가 오지 않아 군데군데 자리가 비는가 하면 정작 연극을 보러 공연장에 찾은 일반 관람객들은 표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사태도 벌어져 군민들의 빈축을 샀다. 매끄럽지 못한 행사진행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지역의 모 아동센터 관계자는 "개막행사에 초청받아 원생들과 함께 입장했지만 '어디서 받았느냐'고 따져 묻는 행사요원의 행동에 관객을 차별하는 것 같아 기분이 몹시 상했었다"며 "공연을 보러온 관객이 눈치를 보게 하는 행사진행 방식은 앞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군 단위에서는 최초로 열린 전국연극제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홍성의 문화적 역량과 도청소재지로서 높아진 명성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처음 치루는 행사라 미흡한 부분도 있었지만 차후 대규모 행사에선 되풀이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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