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와 함께한 격변의 40년
상태바
전자기기와 함께한 격변의 40년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3.12.12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망무선 박영오 씨

 

홍성5일 시장 입구 터잡고한자리서 40년 판매·수리
로타리클럽 회장 역임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활발 


"70~80년대를 돌이켜 보면 여러모로 꿈만 같았지. 라디오, 전화기, 텔레비전을 들여놓는 집들이 많아지면서 동네 전파사는 항상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오."

홍성5일시장 입구에 자리한 희망무선의 박영오(69) 씨는 지난 40여년 간 각종 전자기기가 확산되는 시기에 영화 같은 시절을 누렸다고 회상했다.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몇 안 되는 전파사들이 있던 70년대에 박 씨는 젊은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전파사의 문을 열고 각종 전자용품을 판매하고 수리하거나 송신탑, 안테나를 설치하는 일을 도맡았다고 한다. 일반 가정집에 라디오가 흔치 않던 1960년대, 당시 10대 후반이었던 박 씨는 현재 홍주성역사관 뒤편 남산에서 국민재건운동 일환으로 스피커 방송을 하는 등 젊은 나이에도 전자기기를 다루는 솜씨로 정평이 나 있었다.

"당시엔 군청에 공용차로 군수가 타고 다니는 지프차가 딱 한 대가 있었지. 그 차에 홍성문화원에서 지원하는 영사기를 싣고 11개 읍면을 돌며 영화상영을 했는데 인기가 참말로 좋았어요." 이후 군대를 제대한 박 씨는 현재 희망무선 자리에 전파사의 문을 열고 40여년의 세월을 뚝심으로 지키고 있다. 박 씨가 회상하는 70~80년대는 전자기기들이 홍수처럼 밀려드는 격변의 시기였다. 라디오가 일반 가정집에 확산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전화기, 텔레비전이 일반화 되면서 희망무선을 찾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각종 전자제품 대리점이 없던 시절, 박 씨의 희망무선은 각종 전자기기를 구매하는 곳이었고 텔레비전 안테나, 전파 송신탑 공사 등이 활발해지면서 박 씨의 활약도 대단했다.

"예전에 홍성군 전체에 텔레비전이 200여대도 채 안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텔레비전을 들여놓은 집은 꼭 10번 이상은 찾아갔던 것 같아. 집에 텔레비전이 있을 정도면 꽤나 잘 사는 집이었는데 그 집 안방을 나만큼 자주 드나든 사람도 없을거요." 1980년대 후반이 되면서 텔레비전이 일반화되고 각종 대형 전자대리점도 들어서자 동네 전파사를 찾는 손님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홍성5일장날에 맞춰 찾은 희망무선은 여전히 각종 전자부품을 사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최근 박 씨는 사)박씨대종친회 세종충남본부 회장을 맡아보며 종친회를 활성화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998년 홍성로타리클럽 30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그간의 활발한 봉사활동과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아 박씨대종친회의 중역을 맡아보고 있다고. "장사만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나이에 사회활동도 하면서 활발히 살아야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좋고 또 후배들에게도 인생 선배로서 모범이 된다고 생각해. 힘과 능력이 닿는 한 여러모로 지역에 힘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