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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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체험이다
  • 심기섭<홍성읍 대교리>
  • 승인 2013.12.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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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흔히 생각하기를 좋은 글쓰기란 많은 책을 읽고 그 책속에서 글을 뽑아내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여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다양한 책을 통해 얻은 경험을 나만의 것으로 체화하는 과정도 쉽지 않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나만의 체취가 묻어나는 글을 쓰려면 보다 구체적인 경험들이 필요하다. 이 같은 경험은 다독을 통해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수 많은 책 속에는 많은 지식과 경험들이 나열돼 있지만 그것들은 결국 독자의 것이 아닌 글쓴이의 수많은 경험의 산물이다. 때문에 좋은 글쓰기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은 첫 번째가 독서요, 두 번째는 수많은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글들은 나 뿐만 아니라 글을 읽는 제3자의 공감을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저자의 살아 있는 체험이 없는 글은 죽은 글이요, 남의 목소리나 똑같이 따라하는 앵무새에 지나지 않는다. 글은 모든 사물에 있고 사람 마음에 있다. 무슨 소리냐 하면 사물을 보는 순간 시도 짓고 글도 표현하고 삶의 근원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사람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노라면 거기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배우게 되는 것들이 많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그 사람을 통해 익히게 되고 내가 아는 것을 전달해 주면 많은 지혜와 지식이 더불어 생긴다.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부딪혀 아는 방법도 있고 사물과 인간을 통해 배우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어려서부터 어른한테 지혜로운 이야기를 듣는 것을 즐거워했다. 동화책이 드믄 시절이기도 했고 어른들의 이야기는 마르지 않는 이야기 샘물과도 같았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과거의 일들이 어르신들의 입을 통해 각색돼 나오면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그것뿐 아니라 우리 가정은 가난했다. 11식구가 살고 있어 점심도 먹지 못했다. 그래서 필자는 그 지긋지긋한 가난을 누구보다도 더 알 수 있기에 많은 고독을 씹으며 언젠가는 내 꿈이 이뤄지겠지 하며 참고 견뎠다.
책을 사서 보는 습관도 이 시기에 길러졌다. 어려운 가정을 이끌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하고 아끼는 방법을 알아서 저금하는 습관을 길러야 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책 속에는 삶을 지혜롭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이 들어있었다. 나는 수많은 책을 읽으며 지금 현실은 어려워도 언젠가는 보다 여유로워지고 풍족해질 미래를 꿈꾸곤 했다. 내 아내도 역시 잘 따라주었다.
아들에게도 공부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손자․손녀에게 '살아가는 것이 이런 것이다'라는 설명을 해 줄 수 있도록 대학교 방학 시절을 이용해 막노동을 하길 추천하며 체험을 시키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그것이 효과적이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필자의 자녀들도 현재 생활력이 강하고 부모의 모습을 이어받아 참고 견디는 것을 배운 것 같다.
미국에 한 천재바보가 있다. 책은 달달 외우는데 나사 하나 조이라고 하면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한다. 남들보다 뛰어난 두뇌로 암기실력을 좋을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생활의 지혜는 책으로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생활의 지혜는 삶의 수 많은 경험을 통해 터득된다. 어르신의 옛 이야기, 양질의 도서, 다양한 사회적 경험 등을 통해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를 터득해 나가는 것이 바로 인생 일 것이다. 많은 것을 알면 더 좋겠지만 자기가 울기도 해봐야 현실의 어려움을 알고 미래에 꿈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살아가 성공하려면 우선 어려운 일도 해봐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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