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투표는 시민의 기본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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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투표는 시민의 기본자세
  • 김경수<청운대 교양학부 교수>
  • 승인 2014.05.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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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권력을 둘러싼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서 전개되는 사회 현상을 말하며 권력은 나누기도 공유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정치와 정치인을 이해하기 어려운가 보다. 지금 전국적으로 권력을 차지하겠다는 정치 게임이 진행 중이다. 다양한 정치 구호가 담긴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요란한 것은 다음주에 치러질 지방 선거의 열기가 그만큼 뜨겁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무의 흔적이 아름다운 것은 나무가 자신의 ‘결’에 어긋나지 않게 살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지역의 일꾼임을 강조하고 있는 후보 중에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아 나무의 ‘결’처럼 살았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인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요건을 들었다. 현실에 헌신하는 ‘정열’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책임감’, 그리고 사물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식견’이 그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우리에게 후보를 올바로 볼 수 있는 명확한 안목과 식견이 요구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싸움의 정치’, ‘사건’, ‘폭로’, ‘사정(司正)’같은 것들은 정직과 정의 실현의 큰 정치가 아니라 이익 싸움의 작은 정치에서 나온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2014년 6월 정치 스케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거짓말’이 아닌 ‘정직’이 자꾸 생각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학에서는 지도자 상을 경세가(經世家)와 전략가(戰略家)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떠나서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한다. 후자는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민족이나 국가의 이익에는 무관심한 채 자기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 온갖 모략과 중상을 동원할 뿐이다. 6월 4일의 지방선거에서 어떤 인물을 뽑아야 하는 가는 온전히 지역 주민의 몫이고 책임이다. 그래서 단단한 껍질에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바게트 빵처럼 강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충돌직전의 폭주열차 같은 위태로움, 한 곳만 응시하는 외눈박이 같은 생각과 말, 깃털처럼 가벼운 행동만 보일뿐이다. 대음(大音)은 무성(無聲)이라고 했다. 큰 사람은 소리 없이 주어진 일을 잘 감당할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창의적이다. 이런 정치인을 뽑기 위해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지역 주민의 몫인 것이다.
그런데 정치계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주민들은 팽배한 정치 불신감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참정권의 행사를 거부하려고 한다. 선거에 참여하여 뽑지 않았다고 하여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적극적인 참정권의 행사를 통하여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진심을 가지고 지역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대표를 뽑아야 하며 선거 후에는 감시 체제를 유지하면서 올바르게 활동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지역의 흥망성쇠는 해당 지역민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와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한 뒤에 나오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민주정치란 국민이 주인인 정치 체제이며 안정적인 민주 정치의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지방선거이다. 다음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여기에 있다. 나아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지역의 문제에 갑론을박할 자격이 없음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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