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중, ‘한 하늘 축제’를 보며
상태바
홍주중, ‘한 하늘 축제’를 보며
  • 권기복
  • 승인 2014.09.19 1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9월 5일, 홍주중학교에서 ‘제18회 한 하늘 축제’ 가 열렸다. 이날만큼은 진실하게 학생, 교사, 학부모가 삼위일체 되어 학생을 위한 날이었다. 그 이전에도 17회의 축제를 경험한 바 있으나 필자가 학교장직무대리를 맡아서인지, 충남교육의 지표가 ‘학생이 행복한 학교’이어서 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분위기로 어울리는 것이 ‘진정한 학교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하였다.

해마다 10월이나 11월 중에 개최한 축제를 올 해에는 앞당기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수학여행과 봄 소풍(춘계 체험학습)이 무기한 연기나 폐지된 상태에서 학생들의 억압된 마음을 풀어줄 돌파구가 필요했고, 기왕이면 학기 중 짬짬이 연습시간을 갖는 것보다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시간 여유를 갖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계방과후활동이 끝난 이후에 예전엔 2주 동안은 학생들이 전혀 발걸음을 하지 않던 학교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2학기 개학 이후에도 방과 후에 자기네 교실에서 학생들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역할을 분담하여 연습하고 있었다.

9월 1일 이전에는 야간학습이 편성되지 않아서 정시에 퇴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남아서 활동하고 있으니 모른 체하고 퇴근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들이 빨리 끝내주기만을 마음속으로 빌며 운동장에서 휴지를 줍고, 잡초를 뽑으면서 기다렸다. 그런 내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학생들은 늦은 시간까지 활동을 하였다. 심지어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일찌감치 학교에 나와서 문 열어 주기를 기다리곤 하였다. 처음에는 귀찮은 생각도 갖은 바 있었다.

그렇지만 각 교실과 체육관 등에서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래, 이런 분위기가 진정 학생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학교의 모습이야!’ 하는 깨우침을 얻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학생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우등생만 칭찬받는 학교가 아니라, 갖가지 운동을 잘 하는 학생, 노래를 잘 하거나 악기, 미술, 연극, 개그, 글쓰기 등 각 방면에서 잘 하는 학생들을 찾아내어 함께 칭찬해주고, 격려하는 것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축제 당일, 오전에는 교내에서 예·체·기에 해당하는 갖가지 대회와 전시회, 본교와 결연을 맺은 배양마을 노인회 및 장애어르신들을 모시고 학부모회에서 음식 대접을 하였다.

본교 ‘G2 봉사단’ 학생들은 손님 모시기와 음식물 배달 역할을 수행하였다. 전년도 전 교육장님에 이어 금년도에 부임하신 교육장님도 내방을 하시곤, “학생들이 직접 노인과 장애어르신을 공경하고 배려하는 것을 체험하는 훌륭한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면서 칭찬과 격려의 말씀을 하셨다.

오후에 홍성문화회관에서 개최된 피아노 독주회, 민요, 연극, 반과 개인별 장기자랑 등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수준으로 감동을 듬뿍 안겨주었다. 거의 대부분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구성하여 내놓은 작품들이었다.

평소에 선생님들이 짜놓은 판에서 소극적인 면만을 봐왔기 때문에 ‘저 아이들이 정말 만든 거야?’ 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이제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은 언제든지 돗자리만 펴줄 준비를 갖추면 된다. 우리 어른들은 ‘우등생이 모범생’이라는 생각만 버리면, 우리 아이들 모두 멋있게 모범생으로 키울 수 있다고 본다. 가장 쓸모없게 구부러진 나무도 정원에서는 가장 귀한 대접을 받지 않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