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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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동
  • 주노철 <내포야생화 대표>
  • 승인 2014.11.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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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


요즘 방송에서 심심찮게 소개하는 약초가 있는데 바닷가 근처에서 자라는 천문동이 그것이다. 마디에 가시같은 게 있어 만지면 껄끄러운데 키는 1~2m 크기이고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실은 방추형의 뿌리가 진짜 약재로 쓰인다.

장을 튼튼하게 하고, 기침을 멈추게 할 때라든가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오래 먹으면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정도가 된다고 하여 그 이름도 천문동(天門冬), 즉 하늘 문을 열어주는 겨울약초라 불리는 이유이다.

천문동 뿌리는 얼핏 야콘의 뿌리와 비슷하지만 크기에 있어서는 천문동 뿌리가 훨씬 작다고 볼 수 있다. 줄기는 비짜루라는 식물과 흡사하게 생겨서 혼동하는 이들이 많은데, 비짜루는 가시가 없고 빨간 열매를 달지만 천문동처럼 덩이뿌리를 달고 있지 않다는 점이 다르다.

천문동의 쓰임새를 다시 보자면 기침할 때, 피를 토할 때, 피부가 건조하여 갈라질 때, 편도선염 으로 목구멍이 붓고 아플 때 요긴하게 쓰이며, 도라지나 대추하고의 궁합이 맞아서 같이 쓰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쓸 때는 수염뿌리를 제거한 다음 깨끗이 씻어서 찌거나 삶은 다음에 외피를 벗겨내 말려서 사용해야 한다.

천문동은 열량이 낮아서 다이어트에도 효험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다만 몸이 차고 장이 나빠 설사를 하는 이는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전 필자의 지인이 오래도록 천식을 앓아 왔는데, 이를 알고 천문동 술을 매일 한잔씩 마신 결과 기침이 싹없어지고, 없던 힘이(?) 생겨나 천문동 마니아가 되었지만, 이 역시 체질에 따라 음용을 조절해야 할 일이다.

우리 지역의 바닷가 근처에 가면 천문동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쉽사리 볼 수 있는 약초가 아닌 듯하다. 다만 물 잘 빠지는 사질토양에선 재배도 어렵지 않은 터라 화분에서도 잘 크는 편이고, 화단 한편에 심어도 그런대로 잘 버티는 것 같다.

야생화로 키우기에는 키도 크고, 꽃도 그리 예쁘지 않은 터라 별 매력은 없을 테지만 우리지역의 좋은 약초라 생각해보면 너무 미적인 면만 탓할 일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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