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지키는 만해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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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지키는 만해 선사?
  • 주향 편집국장
  • 승인 2015.05.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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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위치 적절성 다시 논의 돼야


홍성의 중심 상권인 명동상가 입구에는 만해 한용운 선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 1919년 3·1 만세운동이 전개됐고 당시 그는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사람이다. 군은 지난 2011년 2월 만해 한용운 선사의 나라사랑의 숭고한 정신을 지역주민 가슴에 새기고자 이 일대를 ‘만해로’라 명명하고 만해관련 조형물을 건립했다.

4년의 세월이 흐르며 상점의 이름과 주인은 바뀌었지만 만해 선사의 모습은 그대로다. 현재 그의 동상은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인 ‘다이소’ 매장 앞을 지키고 있다. ‘다이소’는 일본말로 큰 물건을 만들자는 뜻이란다. 얼마 전 본사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홍성의 역사문화 유적지를 탐방하기 위해 서울서 일행들과 함께 홍성에 왔다는 모 인사의 전화였다. 그는 다짜고짜 호통부터 쳤다. “당신네 기자들 뭐하는 사람들이야. 만해 선사의 동상을 저렇게 방치할 수 있느냐”며 한참을 나무랐다.

다음날 현장에 가서야 그의 말이 구구절절 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만해 선사는 독립선언문을 한손에 들고 대중들을 향해 위풍당당하게 서있어야 하는데… 삼삼오오 지나가는 학생들은 “이 할아버지 뭐야”, “다이소 할아버지야” 라며 일명 KFC(켄터키프라이드치킨) 할아버지쯤으로 취급을 한다. 상당수의 주민들은 동상 앞에 앉아 핸드폰을 쓰거나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장에 나온 어르신들은 짐을 올려놓고 쉬어도 가고…

그래서일까? 명동상가 앞을 지키고 서있는 만해 선사 동상의 눈빛은 슬퍼보인다. 지금이라도 만해 한용운 선사 동상 위치의 적절성을 재 논의해보고자 제언한다. 일본 브랜드 매장 앞에 있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4년전 우리는 왜 그곳에 만해 선사의 동상을 세웠는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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