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개발공사, 통발 4개설치 한마리 포획에 그쳐
내포신도시에 황소개구리 소동이 벌어졌다. 황소개구리가 밤마다 울어대 잠을 못자겠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가운데 ‘자연과 함께 하는 시골정취에 적응해야 한다’는 반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진원지는 내포신도시 신대로에 있는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아파트 104동과 109동에 접해 있는 작은 연못. 홍수에 대비한 취수시설이다. 이곳에 황소개구리 상당수가 서식, 매일 큰소리로 울어대고 있다.

낮에는 잘 울지 않는데다 울어도 공사현장의 작업 소리와 자동차 소음 등에 묻혀 잘 들리지 않으나 밤에는 일제히 울어대 창문을 열 수 없다고 한다. 지난 17일 만난 104동 주민들은 “밤에 창문을 열 수가 없을 정도”라고 입을 모았고 연못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103동 끝 쪽 주민도 “연못과 거리가 있는데도 시끄럽게 들린다”고 말했다. 이 소리는 지난 5월부터 들리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한두 마리였으나 점차 늘어나 여러마리가 한꺼번에 울어대자 참다못한 주민들이 아파트관리사무소는 물론 충남도와 면사무소 등 관련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에 이르렀다. 내포신도시 사이트에 지난 15일 “어제는 2시간밖에 못 잤어요. 제발 좀 황소개구리 좀 잡아주세요”(아이디 효성뒷동주민)라는 글이 올라왔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다음카페에는 “편안한 밤을 위해 황소개구리를 다 잡든지, 도에 건의해서 연못을 없애고 공원을 조성합시다”(아이디 용봉마운틴)라는 글이 올라왔다. 여기에 “생태계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세요”(아이디 낮은자)라는 댓글이 달리면서 논란의 조짐마저 보이자 충남개발공사가 포획에 나섰다. 연못을 없애면 간단하지만 치수시설이어서 그럴 수도 없는 일. 지난 15일 연못에 커다란 통발 4개에 붕어를 미끼로 담아 설치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지난 20일 한마리가 잡힌게 전부다. 충남개발공사 신도시사업부 한지일 과장은 “때아니게 황소개구리 잡는 업무를 맡게 됐다”며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기도 해 빨리 잡아야 하는데 쉽게 잡히지 않아 애태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한왕호 소장은 “개구리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으나 충남개발공사가 나서면서 다소 잠잠해졌다”며 “주민들 간의 소중한 화합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속히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