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민, 군정 주민참여율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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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민, 군정 주민참여율 ‘0%’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5.10.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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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자치 20년 주민투표 등 각종 주민참여제 청구 0건
지자체 홍보 소극·시민사회단체 활동 미약·주민 소외

오늘(29일)은 지방자치의 날이다. 특히 올해는 1995년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 등을 주민이 직접 선출한지 20년이 되는 해다. 지방자치가 실현된 후 가장 큰 변화는 군민들이 지역 살림살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2000년 주민조례 제정·개폐 청구(주민발의)와 주민감사청구제 시행을 시작으로 주민투표(2004년), 주민소송(2006년), 주민소환(2007년) 시행에 이르기까지 주민참여제도의 제도적인 틀이 꾸준히 갖춰왔다.

홍성군에 따르면 주민발의 등 각종 주민참여제도가 제정된 이후 관련 청구가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4월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에 따른 광천역의 위치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실시됐으나 지방자치법에 따른 주민투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등 요건을 갖추지 못해 주민투표로 인정받지 못 했다. 각종 주민참여제도 청구 저조에 대해 군 관계자는 “홍성의 경우 지자체나 지방의회가 군민의 의사에 반해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등의 문제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의 정책형성에 있어 군민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각종 위원회를 운영하며 군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민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의 권력독점을 막기 위한 각종 주민참여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군민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군민들의 관심 부족과 까다로운 절차, 법률에서 정한 최소 요건보다 엄격한 기준의 조례 등으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주민투표제도는 지자체의 주요 정책결정에 주민의 직접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됐다. 현존하는 조례를 주민투표를 통해 통과시키거나 반대할 수 있다. ‘홍성군 주민투표 조례’에 따르면 경우 만 19세 이상 주민 총수의 9분의 1이상(약 11%)이 서명해야 한다. 주민투표법에서 정한 최소 요건인 5%이상보다 2배가량 높다. 지난 9월말 기준 홍성군의 만 19세 이상 주민의 수는 7만7000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홍성군에서 주민투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군 조례 기준으로 만 19세 이상 군민 8555명의 서명이 필요하지만 주민투표법의 최소 요건은 3850명에 불과하다.

주민발의는 정책형성에 있어서 소외되기 쉬운 주민의 의견을 자치입법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제도이다. ‘홍성군 주민의 조례 제정 및 개 ·폐 청구 연서 주민수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군수에게 조례의 제정이나 개·폐를 청구하는 경우 만 19세 이상 주민 총수의 40분의 1이상이 서명해야 한다. 그러나 주민발의는 청구권만 있을 뿐 최종 결정권은 지방의회 의결에 맡겨져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소환제도는 문제가 있는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을 퇴출시키는 유일한 수단이다. 선출직 지방공직자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군수는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5% 이상 도의원 및 군의원은 20%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두표 청구를 할 수 있다. 또 주민소환 투표권자 3분의 1이상 투표에 유효투표수의 과반수가 해임에 동의해야 해임할 수 있다.

주민감사청구제도는 도나 군에서 처리한 일이 법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일정 수 이상(홍성은 만 19세 이상 150명)의 주민이 뜻을 모아 상급기관에 감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주민소송제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위법한 재무회계 행위에 대해 지역주민이 자기의 권리·이익에 관계없이 그 시정을 법원에 청구하는 제도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잘못된 재무행정에 대한 시정조치 청구권을 의미한다. 관련 학계 및 전문가들은 제도적 장치는 갖추어 졌지만 홍보 미비와 까다로운 청구 요건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장인 홍준현(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주민들이 주민참여 제도를 모르고 지자체도 적극 홍보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는 선진국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갖춰져 있어 주민참여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주민들에게 홍보·교육하는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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