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물로 너에게 가까이 가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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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물로 너에게 가까이 가고 싶구나
  • 이철이 <사회복지법인 청로회 대표>
  • 승인 2016.01.22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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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4>

밤9시 30분쯤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하니, “혹시 이철이 씨 전화입니까?”라는 경상도 사투리 음성이 나를 당황케 했다. “예, 제가 이철이입니다.”라고 대답하니 “여기는 안동인데요.”라고 말했다. 안동이라는 곳에서 무슨 연유로 내게 연락을 했는지 의중을 몰라 “예?”라며 재차 확인했다.

“홍성군 구항면 00아파트 0동 000호에서 지금 아이들이 쌀이 없어서 굶고 있어요.”라고 느닷없이 들려왔다. 자세한 사정을 들어보기 위해 누구신지 확인해보니 그 아이들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아니 그럼 어머님이 아이들을 키우면 되잖아요?”라고 어이가 없어 물어보니 “아이들 아빠와 이혼하고 별거중인데 애들 아빠가 아이들을 키우지 못하게 해요.”라며 눈물 섞인 한마디를 하시고는 전화기를 놓으셨다. 난 그제야 그 가정문제를 알게 됐고 어머님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머님과 전화를 마치고 홍성군 지체장애인 지회장님께 전화해 급한 일로 어디를 가야하는데 밤늦은 시간이라 차가 없다고 하니 나와 같이 동행해주신다고 하시며 나를 마중 나와 주셨다. 나는 그저 ‘살림이 어려운 가정의 학생이겠지’라는 생각으로 어머님이 말씀해주신 000호에 도착해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다. 그곳엔 2년 전에 나와 안면이 있었던 ○○이네 집이었다. 방안에는 홍성공고 2학년 ○○이와 홍성중학교 1학년 △△가 배고픔에 지쳐 앉아있었다. 뒤늦게 ○○이가 나를 알아보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평상시 ○○이는 성격이 활발하고 귀여움을 많이 받는 여고생인데 이 시간만큼의 ○○이는 어두움에 처해 있는 여고생이었다. “○○아, 왜 삼촌한테 말하지 않았니?”, “밥은 먹었니?”라고 물어보니 “물과 쌀이 없어 못 먹었어요.”라고 힘없는 말투로 대답했다. 정말 이 아이들이 안타깝고 안쓰러워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아, △△야 미안하다’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시내에 나와서 삼겹살식당에서 밥을 먹이고 쉼터에 들러 쌀 40kg, 라면 2박스와 용돈 5만원을 준비해주고 내일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쉼터에 와서 생각해보니 나 자신이 지역 아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될 수가 없다는 사실에 부끄럽고 미안해졌다. ○○아! △△야! 그리고 □□아! 우리 눈물 보이지 말고 참고 이겨내자. 그리고 지금은 울지만 내일부터는 항상 웃는 청소년이 되자구나. 철이삼촌이 있는 그날까지 항상 응원하마.
<2007년 6월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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