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관심이 청소년에게 희망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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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관심이 청소년에게 희망을 줍니다
  • 이철이 <사회복지법인 청로회 대표>
  • 승인 2016.04.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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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철이삼촌! 오일장 공원에 한 형이 매칠 째 노숙을 하는 것 같아요. 배가 고픈 건지 아픈 건지 배를 붙잡고 의자에 엎드려 있어요.”
연락을 받고 급히 가보니 젊은이가 의자에 움직이지도 않고 있어서 흔들어서 몇 가지 질문을 하다 보니 약간의 대인기피증과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바로 차에 태워 쉼터로 데리고 와 밥부터 먹이고 목욕도 시키고 상담을 해보니 고등학교까지 졸업했고, 장애2급을 갖고 있는 관계로 취업도 어려워 집에만 있어서 이혼 후 생활고를 겪고 있는 엄마가 답답해 “너 집나가”라고 했는데 그 말이 진심인줄 알고 가출해 노숙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젊은이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우선 우리 쉼터에서는 먼저 의식주부터 도움을 주기고 했고 비록 장애2급이지만 사회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그에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일이 나의 의무인 것 같았습니다. 쉼터에서 먼저 또래와 동생들과 생활하면서 대인기피증을 치유하고 장애인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세탁부서에 취업하게 됐습니다. 생각하던 것보다 일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기분이 많이 좋았습니다. 복지관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본인도 출퇴근을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비록 보수는 적지만 최선을 다하며 본인이 저금해서 핸드폰을 구입하고 소통의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속 깊이 엄마에 대한 원망감과 그리움이 항상 있는 것을 알고 따뜻한 부모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이런 중에 엄마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삼촌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이번 추석에 집에서 함께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 너무나 가슴이 벅차고 힘이 났습니다.
“그럼 그렇게 해야지요. 다른 아이와 달리 더 착하고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집에가서 가족과 같이 생활하고 온 그는 얼굴과 마음에 평안이 찾아온 것 같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드디어 찾아 온 것 같아 상담을 통해 퇴소를 결정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관심과 따뜻함이 얼마나 이 사회에서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면서 좀 더 많은 불우한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정성을 줘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해맑은 미소와 꾸밈 없는 너의 모습은 지금 이 쉼터에는 없지만 항상 건강하고 강한 모습으로 생활하기를 삼촌이 간절히 바랄게.”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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