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내 곁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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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내 곁에 있었다
  • 이철이 <사회복지법인 청로회 대표>
  • 승인 2016.05.0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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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18>

어릴 적에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에서 양부모 밑에서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2학년 초반까지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생모가 나를 버린다고 해서 나를 맡아 돌봐 줄 부모님을 찾아 홍성까지 오게 됐습니다. 홍성에 오기 전에 원래 시설에 들어갈 뻔 했지만 서울에서 양 엄마분이 홍성까지 데려다주셔서 홍성에 내려와 또 다른 새 부모님을 만나서 새 가족을 얻었고 그 새 가족분들과 적응을 못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적응을 해서 초등학교 졸업을 홍성에서 할 수 있었고 중학교 입학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2때부터 사춘기가 와서인지 사고도 많이 치고 새 부모님 속도 많이 썩이고 가출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 나에게는 아무런 꿈도 없었고, 희망도 없었습니다. ‘이런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나를 이해해주는 새 부모님이 계셔서 무사히 중학교 졸업도 하고 고등학교 입학도 할 수 있었습니다. 평범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에 내 자신이 또 틀어져있었고 그 부분 때문에 새 부모님께서 더 이상 안 되겠다 하시며 집에서 나가라고 하셨습니다.

그 후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기숙사 애들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많이 하고 매주 금요일마다 기숙사를 나와 집으로 갔다가 들어와야 하는데 갈 집이 없어서 친구 집에서 신세를 졌었습니다.
그러나 친구 집에서 지내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너무 미안해서 이건 아니다 싶어 기숙사 애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기숙사 친구 한 명이 “한번 철이 삼촌(청로여자청소년쉼터 소장)께 가보는 건 어떠냐”고 해서 청소년 쉼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쉼터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뭣도 모르고 들어와 이곳에 적응하기엔 시간이 좀 많이 걸렸습니다. 쉼터에서 처음만나는 친구들과도 어색하기만 했고, 규칙이나 규율을 지켜야한다는 점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쉼터선생님께서 가족과 같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쉼터에서 의식주와 개인상담, 진로상담 등 물심양면의 도움을 받고 생활하던 중 쉼터 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중 수공예품 만들기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쉼터 선생님의 도움으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지금은 사회적기업 넝쿨이라는 조그마한 회사에 취직해 방과후 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쉼터에서 생활한 2년 동안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며 배우게 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제가 이정도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쉼터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기억과 추억이 많은 곳입니다. 쉼터에서 생활했던 시간만큼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취업을 하게 되고 자립을 하게 돼 청소년쉼터에서 퇴소하였지만 앞으로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또한 저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청소년 친구들에게도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시고 행복이란 항상 주위에 있다고 늘 가르쳐 주신 선생님과 삼촌! 가족에게 버림받고 오갈 데 없던 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희망이란 항상 내 주위에 있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신 쉼터 선생님들께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5년 4월. 김희망(가명·20)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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