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딸기 향 가득한 살기 좋은 석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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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딸기 향 가득한 살기 좋은 석산마을
  • 장나현 기자
  • 승인 2016.07.04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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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17>
농촌마을의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를 만나다 -금마면 인산리 석산마을

홍성 최초로 천주교 뿌리내린 석산 인산리 공소
1990년대 딸기 농사 전성기, 유기농 딸기 고집
귀농·귀촌인이 정착하기 좋은 화합하는 석산마을 
최신 마을회관 설비로 팔순잔치, 영화관람 해결

▲ 석산마을에 흐르는 화양천.

■ 석산마을
돌이 많아 지어졌다는 석산마을 지명 유래는 마을의 전설과 연관이 있다. 마을에서 홍동 쪽을 바라보면 초롱산이 보였는데, 초롱산이 보이면 마을에 우환이 생긴다해 마을 앞부분에 돌을 쌓아 올렸고 그 돌이 결국 돌산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에 국유지인 야트막한 돌산 위로 소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석산마을은 점촌, 갯들, 석산의 세 개의 마을로 구성돼 있다. 점촌은 자기를 굽는 그릇점이 있어서 점촌이라고 불렸고 방죽골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웠다. 갯들은 과거 바닷물이 들어오는 갯바닥에 마을이 자리잡았다고 해서 갯들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홍성에서 천주교가 가장 먼저 들어왔다는 인산리 공소는 현재 개인소유로 관리되고 있다. 천주교 박해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이곳 저곳 떠돌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옹기점이었기 때문에 석산마을에 옹기터가 많이 발견됐다. 

▲ 석산마을회관.

화양천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냇가로 경지정리 전에는 양 옆에 나무들이 늘어서 좁은 곳은 좁은 대로 넓은 곳은 넓은 대로 나무가 자리를 잡아 가지가 맞닿아 있었다. 경지 정리 후에는 냇물의 흐름도 바뀌고 나무가 정리 돼 예전의 우거진 나무는 찾을 수 없다.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가뭄 때는 보름동안 밤낮 없이 돌아가면서 두레질을 하며 벼농사를 지어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화양천은 마을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물놀이를 하고 물고기를 잡던 추억이 깃든 장소다. 
 

▲ 세아유 농장 임종호 씨가 딸기 씨앗을 받고 있다.

■ 유기농 딸기 
금마면에서 석산마을이 딸기농사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1980년대 경지정지로 농촌마을이 분주할 때 충남에서 800만원을 지원받아 딸기농사를 지었으며 1990년대는 딸기농사 전성기로 40농가가 넘게 딸기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현재는 딸기 농사를 짓는 농가가 몇 안 되고 15년째 유기농 딸기농사를 고집하고 있는 농장이 한군데 있다.
 
세아유 농장은 지금 딸기 씨앗을 받느라 바쁘다. 딸기는 보통 6~7월에 씨앗을 받는데 넝쿨을 모종판에 놓고 핀으로 고정을 시키면 그곳에서 곧 다른 넝쿨이 나와서 씨앗을 받는 형태다. 9월초에 딸기 싹을 이식하면 빠르면 10월 말 열리고 보통 11월 중순부터 많은 딸기가 열려 5월까지 수확한다. 딸기 열매 한 알이 열리기까지 7번의 손길이 간다. 농장에서 10만개의 딸기를 수확한다면 70만 번의 손길이 미치는 셈으로 딸기농사를 지으면 한가할 틈이 없다. 고설재배를 하면 서서 작업을 해 훨씬 힘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농가들이 하고 있으나 고설재배는 유기농 기준에 달하지 않아 세아유농장에서는 토지에 재배하고 있다. 

유기농 딸기는 제초제나 화학약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병충해에 취약하다. 임종호(71) 씨는 “15년간 유기농 딸기농사를 지으면서 병충해 잡는데 실패했으나 올해 힘들게 성공했죠. 유기농사는 서류상으로 인정받기는 쉬우나 입에서 입으로 인정받기엔 너무나 힘들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 정규실 씨가 실험하며 재배하고 있는 방울토마토.

■ 석산마을 귀농·귀촌인
석산마을은 예로부터 집성촌이 아니고 여러 성 씨가 어우러져 살았기 때문에 외지인들이 마을에 들어와도 쉽게 화합한다. 안양에서 귀촌한지 올해로 10년차인 김동권 노인회장(72)은 누구보다도 마을 일에 열성적이다. 집 근처에 사과, 복숭아 등을 심고 텃밭을 가꾸면서 전원생활을 즐기는 김 노인회장은 마을의 화합이 잘 돼 좋고 회관에 찾아오는 문화 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어서 시골에서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 함양에서 석산마을에 터를 잡은 지 20년은 넘은 김종조(55) 총무는 마을의 새마을지도자를 겸하고 있다. 보일러사업점을 운영하는 김 총무는 마을일에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나선다. 서수석 이장은 이런 김 총무를 가르켜 ‘마을의 보배’라고 표현했다. 

작년 한해 세아유 농장에서 1년 동안 실습을 한 정규실(61) 씨는 실습이 끝나고도 마을에 남아 비닐하우스 두 동을 빌려 방울토마토 재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금씩 작물을 딸 때는 판로도 있으니 재미있게 작업했는데 너무 많은 작물이 나올 때는 힘겨워 하기도 한다. 농사를 처음 짓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있지만 농사의 참 기쁨을 맛보면서 유기농업을 연구 중이다. 
 

▲ 난타를 하고 있는 석산마을 주민들.

■ 마을회관
석산마을회관은 2014년 11월에 준공 돼 넓은 주방과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수석 이장은 공동급식소와 각 마을을 직접 다니면서 주방설비에 특히 신경을 썼다. 회관에는 최신음양시설의 빔프로젝트가 설치돼 마을 교육에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주민들이 회관에 모여 영화를 보기도 한다. 또한 노래방 시설과 최신형 컴퓨터가 있어 회관에서 불편 없이 편의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마파도’와 ‘명량’을 마을사람들이 함께 관람하며 문화생활을 즐기고 화합을 다졌으며 회관에서는 난타교실, 풍물놀이, 남자 어르신 요리교실, 요가교실 등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석산풍물은 마을의 15명이 2년간 배워 행사장에서 공연도 펼치고 있다. 

▲ 요리실습을 하고 있는 석산마을 남자어르신들.

마을의 농한기인 12월부터 3월까지와 7, 8월에는 마을에 20~30명이 모여 공동의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부녀회에서는 당번을 정해 식사준비를 하면서 화합을 다진다. 무엇보다도 최신마을회관 덕분에 마을 밖으로 나갔던 잔치들이 마을로 돌아오는 계기가 되어 마을공동체 회복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회관을 새로 짓기 전에는 마을 잔치가 있을 때 외부 식당으로 마을주민이 이동했다면 마을 회관 준공 후에는 넓은 회관에 출장뷔페를 불러서 칠순잔치나 팔순잔치 등을 직접 해결하고 있어 의미가 있다. 

▲ 담양으로 야유회를 간 석산마을 주민들.

■ 이장의 마을소개 
올해로 12년째 이장을 맡은 서수석 이장은 금마면 이장협의회장이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이  작은 부탁을 해도 핸드폰에 메모했다가 잊지 않고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서 이장이 일을 잘하기 때문에 안 놔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서 이장은 마을의 화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 이장은 “부녀회, 청년회, 노인회 모두 마을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 줘서 마을 일을 보기 수월하죠. 마을 내 화합이 모토로 서로 배려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귀농, 귀촌인에게도 열린 마음으로 대하기 때문에 외지인들이 정착하기도 쉽지요”라면서 “앞으로도 살기 좋은 마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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