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로 지내는 중학교 2학년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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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로 지내는 중학교 2학년 아들
  • 이철이<사회복지법인 청로회 대표>
  • 승인 2016.08.05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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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24>

아버지 한분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지금 어디계시냐고 물어보니 오관지구대에 있다고 하여 급히 달려갔다. 아버지와 중학교 1학년 아들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니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이 툭하면 가출하고 어머님과의 관계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엄마, 아빠가 계시는데도 할머님께서 손자를 키웠다고 하시는데 부모님들조차 이유를 알 수 없는데 중학교 1학년 아들과 부모님과의 대화 중 언어폭력을 일삼고 툭하면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런 식의 아이로 변했는데 이 아이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상담을 하신다.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심각한 가족관계인 것 같았다. 현장에서 쉼터로 데려와 상담하고는 첫 번째 일이라 귀가조치 하였다.

이런 일이 있고 난후 다시 학교에서 선생님께 욕하고 친구들을 구타하고 학교기물을 파손하는 등 심각한 행동을 하여 학교에서는 도저히 지도할 수가 없다고 하여 부모님과 학교의 동의하에 쉼터에 입소시켜 정서적 안정을 시켜야겠다고 데리고 왔는데 의외로 쉼터생활을 무척 잘하는 편이였다. 쉼터생활은 모든 면에서 100점짜리 아이였다. 그런데 학교에만 가면 사고치고 선생님께 대들고 반에서 짱 먹고 이런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쉼터에서는 쉼터생활 자체만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학교에만 가면 문제아이로 돌변하는 모습.

하루는 학교에서 급한 전화가 왔다. 쉼터 소장님 빨리 학교로 와보시라고… 급히 달려가 보니 여자선생님들께 욕이란 욕을 다하고 기물을 파손하고 여선생님들이 무서워 감당을 할 수가 없어 학생부장 선생님께서 이 아이를 상담실에서 상담하고 있었다. 교무실에 들어가 보니 교무실 분위기가 엉망이었다. 아이는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니 상담실에서 학생부장 선생님과 눈싸움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보는 순간 화가 났다.

이런 와중에도 쉼터에서 6개월 동안 데리고 있으면서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었다. 시간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옛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 성격도 차분해지고 가족관계도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오늘도 즐겁게 몇 자의 낙서를 해본다. 청소년 문제는 바로 결과를 얻고자하면 안 된다. 많은 시간 속에서 기다려 줘야 한다.

<2000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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