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통 잇는 마을, 우범지대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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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통 잇는 마을, 우범지대 만들 것인가?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6.08.11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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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통 수룡동 당제 지내는 마을에
도박자·취객 등 주민 불안감 가중 될 것
주민 “불안해 살수 없다… 마을 떠날 것”

화상경마장 유치가 추진되고 있는 서부면 주민들은 우범지대 전락에 대해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민간사업자의 제안으로 지난 8일 서부면 수룡동 마을에서 진행된 화상경마장 유치 설명회 자리에서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반대의견을 표명하며 치안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수룡동 마을은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36호인 400년 전통의 수룡동 당제를 지내고 있는 마을로 2009년, 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마을 앞 유휴지 1만㎡에 국화꽃을 식재해 천수만 임해관광도로 주변에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해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3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하는 지역창의 아이디어 사업 대상지로 확정돼 당제스토리 산책로, 수룡동 당제문화 지킴이센터, 수룡동 문화 알리미 하우스 조성 등을 비롯해 문화마을 주거환경 개선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 한만호 씨는 “도박 좋아하는 사람 중에 인성이 제대로 된 사람 없다”며 “타 지역 사례를 보면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후 도박자들의 무질서함, 취객 등으로 인한 위압감에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우범지역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순박한 농어민이 평생을 지키며 살아온 고향”이라며 “집집마다 담은 물론이고 특별한 보안장치 없이 살아온 평화로운 마을에 범법자들이 들락거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사행산업 현황 분석 및 부작용 폐해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장외발매소 분쟁 지역 주민 면담조사에서 주거환경에 대한 폐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의 경우 화상경마장 주변에서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어 주민들과의 싸움이 일어나는 사례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대전 월평동에서는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후 오락실과 퇴폐업소들이 생기면서 주거환경이 나빠지고 도박자들의 무질서함, 주취자나 도박자들의 시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민간사업자는 “한국마사회에서 경비용역을 고용해 치안관리를 하고 있다”며 “지금껏 화상경마장 인근지역이 범죄발생으로 문제가 됐던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17년째 마을 일을 돌보고 있는 김관진 이장은 “수룡동 마을 주민들은 바닷가 사람들로 온갖 폭풍과 사나운 파도를 견디며 전통의 변화 속에서도 마을을 지켜오며 만선의 꿈을 꾸고 있는 순박한 사람들”이라며 “유서 깊은 평화로운 마을에 혐오시설을 유치해 주민이 불안해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민들은 화상경마장 유치 추진을 계속한다면 삭발투쟁까지 강행할 것을 예고하며 마을에서 살수 없다며 보상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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