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마을에서 도농교류 마을로 변모하는 신동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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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마을에서 도농교류 마을로 변모하는 신동리
  • 글=장나현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08.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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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 <23>
농촌마을의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를 만나다 - 장곡면 신동리
▲ 장곡면 신동리에 위치한 홍동저수지.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 오누이권역사업 추진
40년째 이어오는 냉이 농사, 냉이냉면 개발
마을 유물 한자리에서 보는 마을역사홍보관
농장체험과 볼거리 가득한 도농교류 신동리 

■ 살기 좋은 농촌만들기
신동리는 장곡면의 도산2리, 지정1·2리와 함께 오누이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에 선정, 포함되어 있다. 오누이권역은 장곡의 홍동저수지를 기준으로 둘러진 4개의 마을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어촌지역의 균형발전을 통해 주민복지 증진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오필승 이장은 2010년 충남도 농업기술원 귀농대학 1기로 참여해 전북 진안군의 계남정미소가 마을박물관으로 변모한 성공사례를 견학했다. 강한 인상을 받은 오 이장은 진안 사례를 신동리에 적용해 마을 유물들을 모으면 소박한 마을박물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오 이장은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연구하면서 전남 장성 한마음자연학교에 마을주민들 8명과 2011년 2월 견학을 다녀오고 나서 주민토론회를 진행했다. 오 이장은 장곡저수지권 체험단지 개발에 뜻을 두고 지정1·2리, 도산2리의 4개 마을과 추진위를 구성해 ‘장곡저수지권으로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를 구성했다. 홍동저수지는 90% 이상이 장곡면에 위치해 장곡저수지권이라 이름지었다. 당시 위원장은 도산2리 이장인 임응철 장곡이장협의회장이 맡았으며 4개 마을의 특성과 개발을 마을회관을 돌면서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 시골살이체험장 여하당.

위원회는 그해 11월 농어촌공사로부터 농촌마을예비권역 사업설명회를 하면 좋겠다는 제의가 들어와서 장곡면사무소에서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그 후 군 건설교통과에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달라는 요청에 의해 오 이장이 그동안 정리한 자료를 제출했다. 사업계획서는 충남도를 거치고 농림부 심사를 거쳐 2012년 5월 7일 42억 8000만원의 사업비가 최종 확정됐다. 

오누이권역 종합정비사업이 선정되기까지 오 이장의 마을 만들기 노력과 오누이 권역의 이장 및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진행했기에 가능했다. 주민 서영미(76) 씨는 “이장님 덕분에 우리 마을이 발전됐다. 마을발전에 열성을 다한 이장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마을사람들의 노력으로 신동리는 작년 KBS의 6시 내고향과 노장불패에 방영되면서 두 차례 냉이마을로 방송을 탄 바 있다.

▲ 신동리 마을회관.

■ 마을의 볼거리와 즐길거리 
신동리 마을에 들어서면 길쭉한 홍동저수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홍동저수지는 한국전쟁 전부터 공사가 진행돼 1955년 준공됐다. 만수면적 40만7000㎡인 저수지는 둘레를 걸으면서 산책하기 좋다. 저수지 바로 옆에는 연습지가 조성돼 있다. 연꽃이 필 때면 저수지와 어우러져 경관이 빼어나다. 

마을회관의 옥상에는 마을역사홍보관이 마련돼 있다. 홍보관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은 경주 이씨, 김해김씨 족보와 옛 사진, 화로, 석유전등, 교과서, 숯다리미, 도시락통, 저울 등 옛 물품들이 있다. 마을역사홍보관은 학생들의 생생한 역사교육에 도움을 준다. 늘 열려있지 않기 때문에 방문하려면 이장에게 먼저 연락해야 한다.    

▲ 신동리 마을역사홍보관.

죽덕골에 팽나무 정자가 있다. 팽나무의 연도는 알 수 없으나 마을주민들에 의하면 500년은 됐으리라 추청한다. 팽나무는 아래의 2층 정자를 덮을 정도로 나무가 크고 잎이 울창하다. 1반 어르신들이 자주 모이는 쉼터는 청년들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 5일 정자를 찾아갔을 때 마을어르신 3명이 정자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신준례(81) 씨는 “여기서 쉬면 더위를 모른다. 마을청년들이 정자에 모기장도 쳐줘서 여름을 잘 날 수 있다”며 보온병에 담긴 뜨거운 커피를 권했다. 

장곡면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소나무숲길을 지나게 된다. 예부터 이 길은 신동리에서 장곡초등학교, 우체국, 면사무소 등의 일을 보러 갈 때 다녔던 길이다. 길 양옆으로 시원하게 뻗은 소나무 숲길을 걸으면 솔향기가 불어와 기분이 상쾌해 진다. 길을 걷다보면 삼일만세운동의 함성이 들리는 듯한 소공원이 나온다.

▲ 팽나무와 2층 정자.
▲ 정자 안에서 마을 어르신들이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 밖에도 3반의 500년 된 은행나무도 가을에 노란잎이 장관이다. 예전 은행나무 주변 마을 주민들 10가구가 은행을 팔아 필요한 물품들을 마련하곤 했다. 저수지 바로 앞의 신동교회는 기와를 올린 한옥으로 지어져 운치를 더한다. 교회 옆의 수세미 체험농장에서는 직접 수세미를 따고 수세미 주스, 화장수, 효소를 만들 수 있다. 생각하는 집이라는 뜻의 여하당에서는 도시민들이 주말농장을 운영하면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 냉이농사 
신동리는 40년 전부터 냉이 농사를 해왔다. 부녀회원들이 노지에 씨를 뿌려 냉이를 수확하던 것이 주변으로 퍼지게 됐다. 냉이는 8월 하순이나 9월 초에 냉이 씨를 뿌리고 11월 초에 풀냉이를 솎아준다. 그때 중간 수집상이 풀냉이를 가져 갔다. 고생한 바에 비하면 소득이 많지 않아 마을에서는 작목반과 영농조합을 만들었다. 겨울철 냉이를 캘 때 바람을 막아주는 텐트와 냉이세척기가 17농가에 보급돼 주민들의 편의를 더했다. 

냉이농사는 부녀회원들의 몫이었다. 마을의 부녀자들은 자식들의 용돈을 마련하고자 전국 곳곳으로 냉이를 팔러 다녔다. 이원자 씨는 “기차 타고 전라도 이리까지 다니면서 냉이를 팔았다. 냉이를 키우려면 춥고 힘든데 남편이 고생하지 말라고 말리기도 많이 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냉이로 아이들을 다 키워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 이상서 영농조합 대표가 냉이냉면을 들고 있다.

마을의 영농조합에서는 냉이국수와 냉이냉면을 개발해 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푸르스름한 냉이국수와 냉면은 시각적으로 시원하며 깊은 냉이맛이 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호응이 높다. 

■ 이장의 마을소개
오누이권역인 신동리는 67가구 135명이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미만은 5명이고 귀농·귀촌인이 5가구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살다가 신동리에 뿌리를 내린지 14년이 되었습니다. 마을의 이장을 맡은 지는 4년이 되었고요. 시골에 아이울음 소리가 점점 들리지 않고 이대로 몇 십년이 흐르면 사라지는 마을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합니다. 살기 좋은 농촌마을이 되려면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고 귀농하는 인구가 많아야 합니다. 신동리는 마을에 신동(홍동)저수지가 있고 역사가 깊은 마을입니다.

▲ 수세미체험농장을 운영하는 오필승 이장이 수세미를 잡고 있다.

마을회관 위에는 마을역사홍보관이 있어 아이들 역사교육의 장이 되고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수세미 농장, 시골살이 체험장 여하당이 있지요. 또한 마을회관 앞에 올해 말 완공되는 다목적회관을 지어 한쪽 벽면은 암벽등반을 할 수 있게 꾸밀 예정입니다. 앞으로 신동저수지에 마을사람들과 관광객들이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을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마을주민 한사람마다 사진을 찍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아 자서전을 발간해 이야기가 넘치는 마을을 만들고자 합니다. 어르신들, 아이들, 귀농귀촌인 모두가 행복한 농촌마을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 신동리 교회.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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