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보호가 주민보다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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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보호가 주민보다 우선?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09.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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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내륙고속도로 설계 장곡 일부주민 반발
우회 등 대책 마련… 주민피해 최소화 해야
▲ 서부내륙고속도로(2구간) 사업노선 위치도.

홍성을 통과하는 서부내륙고속도로(가칭)가 장곡면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가칭)가 평택~부여~익산(서부내륙)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제2구간인 부여~예산 구간 환경영향평가에 따른 주민설명회가 지난 6일 장곡면사무소에서 열렸다. 이번 설명회는 홍성에서 유일하게 해당 구간에 포함되는 장곡면 천태1리와 천태2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최됐다. 서부내륙고속도로(가칭) 제2구간인 부여~예산 구간은 부여군 규암면 노화리부터 예산군 응봉면 운곡리까지 총 46.1km 지방지역 고속도로로 사업비는 약 9007억원이 투입된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08년 광역경제권 발전 선도사업 선정 및 2011년 2차도로정비기본계획을 반영하고 2012년 대통령선거 지역 공약사업에 해당 사업이 포함됨에 따라 진행 중이다. 2014년 포스코건설에서 민간제안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등 필요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가칭)는 다음 달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제출하고 내년 12월 착공해 오는 2022년 12월에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천태1리 이장과 천태2리 주민 등 30여명의 주민이 참석했다. 특히 천태2리 주민들은 이번 사업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에 따르면, 천태1리의 경우 논과 밭 등 일부만이 사업노선에 포함되나 천태2리의 경우 길쭉한 마을 형태 특성상 대부분 주택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택으로부터 멀게는 15m에서 가깝게는 2~3m 근처까지 고속도로가 설계될 예정이어서 일부 민가는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천태2리 주민들은 현재 홍성과 예산 등 인근지역은 서해안 고속도로, 대전당진 고속도로 등 여러 고속도로가 운영되고 있음에도 새로운 민자 고속도로를 세운다는 것 자체가 국가 예산 낭비라고 지적하며, 이번 반대가 단순히 우리 마을만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는 님비(NIMBY) 현상과 거리가 있음을 강조했다.

주민 A씨는 “정부에 따르면 최근 민자 고속도로로 인한 적자가 5조원에 달하고 있는데, 이번 고속도로 역시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개설된 고속도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들은 당초 기본설계에서 천태2리 등 홍성군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으나, 예산군 황새마을 보호 등의 사유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갑작스레 피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주민 B씨는 “평생을 살아 온 마을이 한 순간에 고속도로 때문에 망가진다면 어떨지 그 심정을 생각해보라”며 “천태2리 주민들은 황새만도 못한 대접을 받아 이렇게 피해를 입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천태2리 주민들은 정식 절차를 통해 현재 설계에서 마을 앞 무한천 건너편으로 노선 우회 등 변경을 요구하는 주민 서명을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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