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중 학부모·운영위 불만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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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중 학부모·운영위 불만 제기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11.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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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폐합 및 신축과정서 반발 목소리 높아
옥상에 수영장 설치… 사용자 배려 없어
▲ 신축 광천중학교 조감도.

광천중학교 통폐합 및 신축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들로 학부모 및 운영위원들의 반발과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홍성교육지원청은 지난 2014년 1월 교육부 주관으로 개최된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사에서 홍성군 광천지역 군단위재배치사업을 통해 초등학교는 광천초등학교로, 중학교는 광천중학교로 통합하는 것이 확정돼 신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따라 광천중 신축공사는 충남교육청 시설과의 감독으로 에스에이치건설㈜, 남학기업㈜, 우주종합건설㈜ 등 세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아 지난해 4월 착공했다. 당초 광천중은 지난 7월 준공해 2학기부터 학생들이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임금 및 공사대금 체불 등의 문제로 지연됐으며 현재는 준공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광천중 신축교사는 연면적 1만2969.83㎡, 건축면적 4941.09㎡(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교사동과 기숙사동을 갖추고 있으며 공사금액은 총 106억 8516만 3450원이다.

광천중과 광천여중이 통폐합되면서 신축된 교사는 첨단 교실을 표방하고 있다. 일명 ‘칠판과 분필, 책가방이 없는 학교’ 등 스마트 교실을 구축한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사립학교인 광흥중이 통폐합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아직까지 광천지역은 일명 ‘뺑뺑이’에 의해 학교가 배정되기 때문이다. 자율적인 선택이 아닌 강제적 배정에 의해 학교가 결정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낙후된 학교에 갈 수도 있다는 우려로 광천이 아닌 타 지역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학부모 박 모 씨는 “광천중이 아무리 신축 교사로 뛰어난 시설을 갖췄다고 해도 광흥중에 배정이 되면 그림의 떡이 되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광천지역 학생 수가 감소하는 결과만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학교를 통폐합 시킬 것이라면 이에 발맞춰 학부모 선택제를 추진하는 등 다른 노력이 함께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대표적 불만 사례는 신축교사 옥상에 설치된 수영장이다. 당초 계획안에 따르면, 수영장은 외부 노지에 신설될 예정이었으나 운영위 관계자 및 학부모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실내에 설치하는 것으로 협의가 이뤄졌다. 김동후 운영위원장은 “노지에, 그것도 야외에 수영장을 설치한다면 사춘기 학생들이 제대로 이용할 수 없고 관리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건물 내부 1층에 수영장과 함께 실내체육관, 스크린 골프장 등을 함께 설치해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한 것이 저희들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축된 교사에는 옥상에 수영장이 설치됐다. 천장조차 없이 외부에 설치되다 보니 한 여름에만 사용할 수 있고, 학교 관계자가 없을 경우에 외부인은 출입조차 불가능한 구조다. 김 운영위원장은 천장이라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충남도교육청에서는 7억에서 12억 정도가 추가로 투입된다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렇게 지을 바엔 애당초 수영장을 제외시킬 것이지 한 철에만 사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말이 되느냐”며 “실 사용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 탁상행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분개했다.

통폐합 과정에서부터 학부모와 운영위, 동문들의 반발은 거셌다. 농촌지역 학교들은 단순한 교육의 장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넘어서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함에도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통폐합은 문제가 크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학생 수 기준의 예산 지원 등 사실상 통폐합 강행 정책을 추진했고 광천중과 광천여중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통폐합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한 또 다른 문제는 보조금 사용이다. 광천중은 통폐합이 결정된 이후 2014년 4억 8000만원, 2015년 8억 800만원의 보조금을 교부 받았는데, 이 가운데 4억 2600만원을 학생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노트북, 자전거 등 물품 구입을 위해 사용해 논란이 됐다. 또한 1억 5000만원은 이탈리아 해외 수학여행 등의 경비로 사용했으며, 학생들은 전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보조금을 지나치게 일회성 행사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광천중 김동후 운영위원장은 “물품 지급 당시 광천중학교에 입학예정인 학생들 가운데 덕명초 학생들은 제외됐다”며 “형평성도 기준도 없는 물품 지급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모르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학부모 및 운영위원회 관계자들은 새로운 교사도 중요하지만, 이에 걸맞은 교육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통폐합부터 교사 신축에 이르기까지 새 학교를 마련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깨끗한 교실보다 수준이 높은 교육이라는 것이다.

김 운영위원장은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강사비가 3만 5000원 정도인데, 이 돈으로 외부 인력을 데려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차라리 건물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더라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물이 아무리 새 것이어도 새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교는 구식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회성 행사 및 물품지원에 사용된 통폐합 보조금 역시 교육 프로그램 확충을 위해 사용됐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학부모와 운영위원회의 아쉬운 한숨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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