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평야 펼쳐진 넉넉한 인심 상반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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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평야 펼쳐진 넉넉한 인심 상반월마을
  • 글=장윤수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6.12.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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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 <40>
농촌마을의 위기 극복한 희망스토리를 만나다 - 홍동면 운월리 상반월마을
▲ 넓은 평야가 펼쳐진 상반월 마을 전경.

◇상반월 마을 역사와 개관

홍동면 운월리는 고려 시대 홍주에 속했다. 백제 때와 신라 때는 알 수 없으나 구전에 따르면 금주군에 속했으며, 신라 때는 해풍현에 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 때는 초엽에 홍주군에 속했다가 말엽엔 홍주군 번천면의 지역이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창정리, 상반리, 종현리, 운곡리와 홍안송면의 송정리 평촌 각 일부를 병합해 운곡의 이름을 따 운월리라 해 홍성군 홍동면에 편입됐다.

상반월 마을은 지형이 반달처럼 생겼다 해 상반월 상반리라는 지명이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마을은 동향으로 앞이 탁 트여 있으며 건너편 금평을 건너면 오봉산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예로부터 홍동면에서 가장 잘 생긴 오봉산이 자리를 잡고 있어 상반월 마을에서는 훌륭한 인물이 배출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도 마을에서는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회의원 등 여러 인물들이 배출된 바 있다.

▲ 상반월 마을 어르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가물어도 농사 짓던 풍족한 마을

상반월 마을은 마을 안에 물을 품고 있는 형세를 갖고 있는데, 1960~70년대만 해도 물이 없어 농사를 짓지 못하는 시절에도 상반월 마을은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특히 상반월 마을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6~70년대 통일벼가 가장 잘 자라는 마을로 홍동면내에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예로부터 너른 평야를 기반으로 벼농사를 지어왔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의 수입이 높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높은 수준의 교육열은 역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고학력이 된 자녀들은 부모의 일을 물려받아 농사를 짓지 않겠다고 도외지로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인데, 이는 결국 홍동면내에서 가장 부유하고 잘 살던 마을의 발전이 쇠락되고 정체하는 길을 걷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마을 주민들은 걸출한 인물들이 여럿 배출되고 가장 잘 살기로 소문났던 상반월 마을이 지금은 쇠락한 마을이 된 것이 가장 마음 아픈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 상반월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고령화로 어려움 겪지만 돈독해

상반월 마을은 고령화로 인구가 크게 감소해 과거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40여 가구에 이르던 마을 규모도 20여 가구로 크게 감소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75세 이상 고령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로 인해 농사의 규모도 점차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장을 위시한 마을 주민들은 발전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마을 만들기 사업 등에 관심이 있으나 실제적인 여력 부족으로 사업 추진에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그럼에도 노인회를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은 회관에 함께 모여 돈독함과 정을 나누는 등 아름다운 마을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거의 매일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함께 나누고 있다. 또 1년에 세 네 차례는 마을주민 전체가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있기도 하다. 마을 부녀회에서는 노인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손수 마련하고 제공해 마을은 물론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상반월 마을의 가장 큰 자랑은 주민들이 서로 화목하고 돈독하게 지낸다는 점이다. 정이 넘치는 마을 주민들은 서로 어려움이 있을 때 돕는 것이 일상화 돼 있으며, 음식 하나도 주민들과 함께 나눠 먹는 등 정이 넘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 상반월 마을회관 전경.

◇낮아지는 쌀 가격에 주민 걱정 커

상반월 마을 주민들은 과거에 비해 쌀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농촌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동면의 경우 예로부터 유기농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오리농법과 우렁이 농법을 활용해 지은 유기농 쌀을 일반 쌀의 수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로 농촌 인구가 줄어들면서 생산량 또한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쌀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으로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는 형편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주민들은 도시에서 일하는 젊은 청년들이 농촌에 올 수 없는 이유로 최저시급보다 낮은 소득을 꼽기도 했다. 전문 기술을 가진 기술자의 경우 하루 일당이 2~30만원 수준이고 일반 막노동 역시 1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쌀 가격이 크게 낮아져 특히 농자재 가격은 크게 상승했음에도 쌀 수매가는 2~30년 전과 비슷한 실정이어서 농민들은 도저히 살아가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설명이다. 넓은 평야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쌀농사를 지어온 상반월 마을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농업에 종사해 온 마을 주민들은 귀농인구가 증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끈기를 가지고 농사에 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시책과 더불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귀농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농업을 통한 실질적인 성과의 부족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귀농인들은 원주민들과 협력해 집중적으로 농업에 임해야 하고 초반 소득이 낮더라도 꾸준히 농업에 종사해 기술을 습득하는 등 끈기와 인내력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끝>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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