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시공의 제약 없는 나만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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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시공의 제약 없는 나만의 행복이다”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6.12.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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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중 이은찬 학생 시집 출간기념회

“어른들은/말했지/모르는 건 사전을/찾아보라고//그런데/사전을 아무리/뒤져도/도무지 알 수 없는 게/있어//그건 바로 너의 마음이야”

열여섯 살, 중학교 3학년에 첫 시집을 출간한 홍동중학교 이은찬 군의 대표작인 ‘마음의 사전’ 전문이다. 은찬 군은 올해 초 학교에서 적성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시인이라는 직업을 마주하게 됐다. 그리고 은찬 군은 중학교를 채 졸업하기도 전에 ‘시인의 길’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섰다.<사진>

“1, 2학년 때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그러다 적성검사를 하면서 시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됐고 관심을 갖게 됐죠. 이후 교장선생님의 시집을 읽고 난 뒤 ‘당신의 시집을 읽고’라는 첫 시를 쓰게 됐습니다.”

다음은 은찬 군의 첫 시, ‘당신의 시집을 읽고’의 전문이다.

“당신의 시집을 읽고/나만의 시를 써 보려/했던 나는//당신의 시집을 읽고/어마무시한 말솜씨에/충격을 받은 나는//당신의 시를 읽고/당신을 존경하게/되어 버린 나는//그런 당신을 닮기/위해서 오늘도/나는/노 력 한 다”

지난 28일 홍동중 해누리관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전교생을 비롯해 마을 관계자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이은찬 군의 첫 시집 출간기념회가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사와 학생 대표, 꿈이 자라는 뜰 등 마을 관계자들의 시 낭송을 비롯해 은찬 군 부모님의 인사가 이어졌다.

“어려서부터 또래 아이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발달이 늦었던 은찬이지만,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아이이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중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돼 ‘저마다의 빛깔로 더불어 성장하는 학생’이라는 교훈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홍동중에 입학하고, 이렇게 시집까지 내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은찬 군의 어머니 이경애 씨의 말이다. 또, 3년 동안 은찬군의 담임으로 함께 해 온 윤석재 교사는 은찬 군의 시집 출간에 축하의 말을 전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홍동중학교 박용주 교장은 “은찬이의 시집 출간은 마을과 학교가 함께하는 교육과 더불어 그물코출판사 등 홍동마을의 시스템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이번 출간기념회가 홍동마을의 10대 시인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주인이 바로 10대 청소년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홍동중을 졸업한 이후에는 풀무학교에 진학해 시 동아리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는 이은찬 군.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시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저만의 행복입니다. 이번 출간기념회를 발판으로 삼아 언제나 성장하는 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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