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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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의 아버지
  • 이철이<사회복지법인 청로회 대표>
  • 승인 2016.12.2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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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 <31>

2001년 10월 17일 저는 청로쉼터라는 오갈 데 없는 아이들, 비행청소년들을 거두어 그 아이들이 부모님께 받지 못한 가족의 사랑과 정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며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해 하루하루 봉사하면서 살아가시는 이철이 소장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14살 때 비행청소년들과 함께 가출을 일삼고 술과 담배 그리고 절도까지 행하며 질 나쁜 행동들과 청소년이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삼촌은 저를 보시고는 “밥은 먹었니?”라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를 물어보시고 잠도 못잔 것 같다며 쉼터에 와서 아무걱정 하지 말고 푹 쉬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그 후로 삼촌과 방에 앉아 삼촌이 저에게 “학교는 어떻게 할거니?”라고 물어보셨습니다. 학교는 제가 들어가도 다시 적응하지 못하고 나올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삼촌은 저에게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학교나 열심히 다녀”라는 말이 아닌 내가 제일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어보시는 그런 삼촌이 정말 내게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되어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미용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삼촌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내일 바로 삼촌과 미용학원에 등록을 하자”라며 저의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처음 보는 저를 믿어주시고 도중에 쉼터를 박차고 나갈 수도 있는 제게 이런 기회를 주시는 것이 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다음날 삼촌과 학원을 등록하고 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삼촌은 좋은 아빠 너는 좋은 아들이 되자며 미소를 띄우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또 다른 아버지 한 분이 생겼습니다. 쉼터에 있는 형, 동생들과 가족같이 생활하며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한 사랑을 배웠습니다. 쉼터에서 지내면서 이곳은 나쁜 아이들, 사고치는 아이들, 불쌍한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용학원에 다니면서 저는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꼭 자격증을 따서 삼촌처럼 떳떳하게 남에게 따뜻한 손을 한 번 내밀어 보겠다는 약속, 저는 삼촌이 저의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평생 지워지지 않을 한분의 아버지를 얻었습니다.

삼촌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쉼터 생활자 이관영 글>
2010년 10월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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