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을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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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을 짓자!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17.01.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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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모래강변에서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라고 노래 부르던 추억이 떠오른다. 아울러 2000년도에 헌집을 수리하려다가 갑자기 붕괴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새집을 짓게 돼 그 감격을 주택신축 일기로 남겼다. 어쩌면 우리 사회도 낡고 부패된 폐습들을 말끔히 청산하고 새로운 집을 지어야하는 위급한 상황이 아닐는지…!

사람의 삶에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에서 현재 우리네 주거 환경은 과거초가삼간에 비하면 괄목할만하게 발전을 한 상태다. 인간은 한평생 3개의 집에서 살게 되는데 첫째는 출생 전의 모태(母胎-탯집)요 둘째는 우주(宇宙 집우, 집주)안에서의 이 세상이요 셋째는 사후에 무덤도 하나의 집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편 우리는 최소한 4개의 집과 연관을 갖게 되는데 첫째는 정신의 집인 몸이요 둘째는 여러 가족이 사는 가정이요 셋째는 국가(國家)라는 큰 집이요 넷째는 각자의 성격이 형성 되는 인격의 집을 말하게 된다
이제 2017년 새해를 맞이해서 모든 사람은 2016까지의 토대 위에 한 해 동안 새집을 짓는 목수가 돼 저마다 자기 앞에 다가오는 시간이라는 대리석으로 인생을 조각하는 예술가로 하나의 건축가요 조경사처럼 살게 된다. 일생이란 집을 짓기 위해 해마다 12개의 기둥(월)과 24개의 석가래(절기)와 365장의 벽돌(일)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집을 짓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이는 지혜롭게 진실이라는 반석 위에 튼튼한 집을 어떤 이는 어리석게  거짓이라는 모래 위에 사상누각을 쌓게 될 것이다.

이왕이면 아름답고 튼튼한 집을 지어서 온 식구가 오순도순 사랑이 싹트는 보금자리가 돼야지 서로 불화하고 반목하는 집구석이 돼서는 안 된다. 다음 주가 되면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인 설날이 돌아오는데 ‘까치까지 설날-’의 동요에서 까치라는 말은 작다는 뜻으로 까치설은 섣달그믐을 말한다. 불현듯 까치집이나 각종 새들이 지어놓은 집을 보면 신기하고 그야말로 그 들이 건국대학교 토목과를 졸업한 것도 아닌데…!
집에 관한 이야기 중에 어느 재벌 건축가와 함께 일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어느 날 재벌이 외국으로 1년간 출장을 가게 됐다. 그래서 대목에게 “내가 없는 동안 최고로 좋은 재료와 최선의 기술로 최상의 집을 한 채 지어서 누군가에게 선물할 것이다”라고 부탁한 후에 떠났다. 그런데 대목은 주인도 없고 누구에게 선물을 한다니까 질투심과 의구심이 생겨 보이지 않는 부분에는 값싼 재료로 대충 대충 몇 달 안에 집을 한 채에 완공하고 나머지 남는 날들은 허송세월을 했다. 드디어 주인이 출장을 끝내고 돌아와서 점검 한 후에 “자, 그럼 이집은 그동안 나와 함께 수고 한 대목인 당신에게 선물하겠소!”라고 했다. 이 말은 듣는 순간 대목은 ‘아뿔싸, 좀 더 좋은 재료로 잘 지을걸!’ 하고 후회막급이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닌가! 매일 시간이란 재료로 집을 짓는 목수인데 그날그날 대충 대충 살며 허술한 삶을 살고 연말이 되면 후회를 반복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사람이 바로 곧 나라고 자백하고 싶다. 올해는 좀 더 잘해야지! 다짐을 하지만 역시 작심삼일이 되고 만다.

이제 그런 후회는 접어두고 금년부터는 새로운 마음의 변화로 진실한 대목이 돼 반석위에 튼튼한 새집을 지으면 좋겠다.

주호창<한문강사·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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