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분양사기 파문… “팔아준다더니 빚더미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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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분양사기 파문… “팔아준다더니 빚더미만 남겼다”
  • 김영정 기자
  • 승인 2025.08.28 06:57
  • 호수 906호 (2025년 08월 28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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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분양사기 파문, 홍성 e편한세상 피해자들 울분
수백 명의 삶 파탄… “우리는 투기꾼 아닌 평범한 서민”
지난 20일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간담회 모습.

[홍주일보 홍성=김영정 기자] 희망을 안고 맺은 계약은 사기로 드러났고, 서민들의 삶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본지 888호(2025년 5월 1일 자) 13면 <분양대행사 전매 약속 믿다가 ‘날벼락’>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지난 20일 열린 ‘이편한세상 홍성 더 센트럴 분양사기 피해자 간담회’ 현장은 울분과 눈물로 가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분양대행사의 ‘전매 보장’이라는 감언이설에 속아 계약했다가 지금은 수억 원의 빚더미와 신용불량, 심지어 재산 압류 위기까지 내몰린 피해자들이 잇따라 마이크를 잡았다. “삶이 무너졌다”, “목숨을 걸고 호소한다”는 절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분양 분쟁이 아니라 서민 수백 명을 파탄 위기로 몰아넣은 조직적 사기임을 보여줬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분양대행사는 계약 당시 “500만 원만 내면 입주 전 전매를 통해 최소 1500~2000만 원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수많은 계약을 성사시켰다. 경제력이 부족한 계약자들에게는 계약금을 대신 내주며 사실상 강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전매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준공 후 중도금·잔금 이자 폭탄과 신용불량, 압류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피해 규모는 250세대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 중 100명은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부 사건은 오는 8월 말 첫 공판이 예정돼 있다.

간담회에서는 피해 사례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충북 진천에서 온 한 피해자는 “생활안전자금을 받고 있어 대출 불가한 상황이었는데, 분양대행사가 임의로 절차를 진행해 중도금 대출이 실행됐다”며 “기존 대출까지 강제 상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충남 아산에서 온 피해자는 “분양팀장이 100% 팔아주겠다고 장담했지만 5억 원이 넘는 대출 부담만 떠안게 됐다”며 눈물을 쏟았다. 

또 다른 피해자는 “내 서명도, 도장도 없는 계약서가 발견됐다. 누군가 대신 작성한 계약서로 대출이 실행된 것”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치권도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상근 충남도의회 의원은 “오늘 들은 피해 사례 하나하나가 너무나 명백한 사기”라면서 “충남도 차원에서 주택 관련 부서와 대책을 모색하고 도민의 눈물을 닦아드릴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권영식 홍성군의회 의원도 “나 역시 과거 비슷한 피해를 겪은 경험이 있다”며 “이번 사안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군 차원에서 관계기관과 적극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입을 모아 “우리는 투기꾼이 아닌 평범한 서민”이라며 “가족과 함께 작은 미래를 꿈꾸며 계약했을 뿐인데, 지금은 가정이 파탄 나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사기를 쳐도 처벌받지 않는 나라가 아닌, 정의로운 대한민국임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앞으로 피해자들은 법적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소송 장기화로 인한 생계 위기와 정신적 압박이 커져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힘겹다고 호소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분양 분쟁을 넘어 조직적인 기망과 제도적 허점이 얽혀 수백 세대 서민의 삶을 뒤흔든 만큼, 정치권과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 8월 말 열리는 첫 법정 공방에 피해자들과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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