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님과의 약속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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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과의 약속 지키기
  • 이철이 청로회 대표
  • 승인 2017.02.19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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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에 이어서 우리는 클우리 청로회 일 년 봉사활동 계획서를 보면 매년 8월 5일에 ‘할머님제사’ 라는 봉사가 기록되어 있다. 처음 청로회에 들어와서 ‘무슨 봉사 단체가 제사지내는 것까지 관여해서 봉사한다는 말이지’라고 궁금해 했었는데 내가 2학년이 되고 청로회 총무일을 담당하면서 제사의 참뜻을 알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청로회 선배님들이 돌봐주신 무의탁노인 고 김임섭 할머니가 계셨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삼촌한테 10년만 제사를 지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바로 오늘이 여섯 번째 맞이하는 할머님 제삿날…

우리 청로회 임원은 삼촌과 쉼터에 모여 국화꽃다발과 할머님이 생전에 좋아하신 소주 한 병과 안주를 준비해서 할머니가 계신 금마면 화장터에 갔다. 처음 와 본 화장터… 기분이 좀 이상했지만 할머님을 생각하여 차분한 마음으로 삼촌을 따라 할머님을 찾아뵀다. 할머님이 주무시고 계신 387번방… 우리는 준비해간 꽃과 소주를 앞에 놓고 눈을 감고 할머님께 인사를 했다.

솔직히 우리는 할머니를 한 번도 보았던 적이 없다. 아주 오래전 일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우리를 데리고 이곳에 온 삼촌의 마음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아마도 ‘삼촌은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고 계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어느 날 삼촌께서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난다. “사람과 사람의 약속은 때로는 이행할 수가 없을 때가 있어도 다음에 그 약속을 이행하면 되지만 봉사와 사람의 약속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행해야 한다”고 말이다.

봉사와 사람의 약속은 아픔이 있는 약속이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부족한 사람들이 있는 현장의 약속이기 때문에… 할머님의 제삿날, 나 한 나 자신을 한번 다시 뒤돌아보면서 올곧은 마음을 갖도록 최선을 다하는 내가 되어야겠다.

<청로회 봉사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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