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제 손자 좀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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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제 손자 좀 찾아주세요
  • 이철이 청로회 대표
  • 승인 2017.03.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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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 <37>

2008년 7월 할머니 한 분께서 “여기가 철이 삼촌이라는 분이 계시는 집이시오?”라며 찾아오셨다. 내가 철이 삼촌이 맞다고 하니 죄송하지만 저희 손자 놈을 찾아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사정을 들어보니 아이의 보모님이 이혼하시고는 아이를 잘 책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이혼 후 행방을 잘 몰랐고 아버지는 서울에서 사업을 한다해서 서울에서 지내는 것이다. 그런 관계로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같이 지내는 상황인데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등교를 하기는 커녕 담배와 술로 지내며 가출을 일삼으며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자에 대한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았다.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인데 3일째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내 손을 꼭 잡으며 도움을 요청하시니 감히 거부 할 수가 없었다.

도와드리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그 아이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알아본 결과 그 아이는 전라도 목포지역까지 가 있다는 것이었다. 경찰 아저씨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목포지역에 가출한 청소년 4명을 데려왔다. 두 번 다시 가출하면 안 된다는 훈계 조치를 한 후에 귀가를 시켰지만 이놈은 시간만 나면 꼭 목포로 가출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것 같아 할아버지, 할머니 애를 많이 타게 한다. 이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을 할 때까지 목포, 익산 등으로 가출을 할 때마다 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갔다. 지금 이 아이는 군 제대 후 아버지와 함께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연락을 종종 받고 있다. 청소년의 문제는 기다림 속에서 어른들이 기다려 준다면 좋은 사회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2008년 7월 어느 날>

이철이 <사회복지법인 청로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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