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값 10년 모아 남편의 차 사준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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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값 10년 모아 남편의 차 사준 ‘아내’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7.03.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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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면 운월리 한복상·박병숙 부부의 알뜰한 사연
한복상·박병숙 부부의 모습.

“소 2마리로 시작해 꼬박 10년을 길렀어요. 일곱 달에 한번 황소를 내다 팔죠. 지금은 34마리를 길러내고 있어요. 좋은 소를 먼저 알아보고 축협에서 전화가 와요.” 환하게 웃으며 기르는 소 얘기를 하는 박병숙(69)씨는 현재 홍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 내 지체장애인협회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 콜택시 운전기사 한복상(72)씨의 아내이다.

한복상 씨는 유기농 쌀농사를 짓다가 갑작스런 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게 됐고, 이후 지체장애인협회 홍동면분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10년 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했다. 그때 아내 박병숙 씨는 남편의 병이 조금이라도 낫길 바라며 나고 자라서 살던 홍동면 운월리의 땅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고 했다.

“대장암 판정을 받고 세 차례의 수술을 했죠. 남편이 낫길 바라는 마음밖에는 없었어요. 집을 지어 편하게 쉬게 해주고 싶었죠. 소 62마리 중 40마리를 팔아 집을 지었어요. 남편이 이 집에살기 시작하면서 병도 완쾌되고 복지관에서 콜택시 운전을 하면서 더욱 건강해졌어요. 너무 기쁘고 감사했죠”

아내 박병숙 씨의 말에 한 씨는 “도리어 내가 고맙죠. 이 사람이 내가 담배를 끊은 순간부터 한 달에 10만원씩 꼬박 담배 값을 모아 새 차를 사줬어요. 없이 시집와서 7남매를 착하고 반듯하게 키워내고 송아지들도 직접 받고 우유 먹여가며 키웠죠. 평생을 알뜰하게 열심히 산 참 고마운 사람이예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결혼해서 운월리에 산지 47년이네요. 옆 동네 살던 아내를 참 많이 좋아해서 결혼했죠. 고생 많이 했어요. 아내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예요. 7남매 모두 잘 키워 장성해 다들 잘 살고 며느리도 복덩어리로 들어와서 손자도 둘이나 낳았어요. 아내 덕에 병도 다 낫고 하루하루 행복해요. 지금처럼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라고 말하는 한 씨의 얼굴이 밝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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