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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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외모
  • 조남민 주민기자
  • 승인 2017.04.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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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잘생겼는가?’

조남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주민기자

불상을 볼 때마다 드는 사소한 의문중의 하나인 이것은, 종교에 우호적인 시선을 거두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사실 그렇다.
건장한 체격에 강한 듯 부드러운 듯 위엄 있는 자태, 턱을 당겨 아래로 지긋이 내려다보는 여유 있는 표정과 손동작에서 깨달음을 얻은 자의 평온한 분위기가 피어나고, 커다란 눈과 오뚝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코, 두터운 입술과 지나치게 길게 내려온 귀도 전체적인 얼굴과의 조화가 상서롭게 느껴져 절대로 ‘못생겼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찰의 입구에서 무시무시하게 생긴 사천왕상이 잘 생긴 부처님을 지키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럽다는 느낌도 든다.

불상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대략 1세기부터라고 한다. 인도 동북부의 지역에서 설법도중 공양받은 상한 돼지고기로 인해 80의 나이로 열반에 든 부처님의 교리는 사후 500여 년간 제자들에 의해 내용만 전파되고 있었다.
성경도 마찬가지지만 불교의 경전도 제자들에 의해 부처님
사후 점차 정리됐다. 이때 부처님의 외모에 대해서도 정의됐는데, 일반인과는 다른 부처님만의 32가지(32상 80종호) 신체적 특징이 있다고 기록됐다.
넓적한 발바닥과 거기에 나있는 바퀴자국, 긴 손가락, 부드럽고 여린 손과 발, 아치형의 발, 가는 다리, 쭉 폈을 때 무릎까지 오는 팔(이것은 삼국지의 유비와 비슷하다), 황금빛 안색과 부드러운 피부, 동그란 동체의 연결부위, 사자와 같은 턱, 두 눈썹사이에 난 터럭, 정수리의 혹 등이다.

이것은 후세에 교세확장과 관련한 불상제작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을 때 매뉴얼로 작용했다.
예술품은 당시의 예술적 기교와 흐름이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처님의 머리가 뽀글뽀글한 것은 이 불상을 주로 제작했던 간다라(지금의 파키스탄 페샤와르)지방의 당시 헤어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이 지역은 동서양의 문화교류가 활발한 곳으로서 불상 제작에 있어 그리스 로마풍의 독특한 미술사조 하에 있는 자신들의 상상력을 발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불상은 각 나라로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고유의 건축문화와 결합해 각 지역에 정착했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석굴암의 본존불은 간다라 미술의 정수로 여겨진다.
부처님이 출가당시 머리를 잘랐다는 기록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곱슬머리가 항상 조각되는 이유는 그것이 부처님의 지혜를 의미하는 상징물로 조각되고 있으며 또한 그렇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눈은 항상 지그시 감겨있는데 이것은 멀리까지 내다보기 위함이다. 눈을 크게 뜨면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대신 멀리 보기 어렵다. 몽골 유목민의 경우도 눈을 가늘게 뜨는데, 대평원의 먼 곳까지 관찰해야하기 때문이다. 관세음(觀世音, 세상의 많은 소리를 듣고 멀리까지 봄)하기 위해서는 눈을 작게 떠야 하고 귀는 충분히 커야한다.
홍성의 명산 용봉산 일주문 바로 위에 있는 자그마한 마애불(충남유형문화재 제118호)은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예쁜 얼굴을 하고 있는 부처님이다. 비록 곱슬머리가 아니고 잘생긴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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