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1>
‘알시오콰이어’ 단장·(주)좋은사료자원 홍춘표 대표이사
상태바
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1>
‘알시오콰이어’ 단장·(주)좋은사료자원 홍춘표 대표이사
  • 글=한기원 기자/ 사진=김경미 기자
  • 승인 2017.05.18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시오콰이어’ 단장·(주)좋은사료자원 홍춘표 대표이사
홍춘표 대표이사.

홍동을 감싸 안은 오봉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나다

ROTC 제15기 합창단 ‘알시오콰이어’의 단장을 맡고 있으며, (주)좋은사료자원 홍춘표 대표이사는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동곡부락에서 태어났다. 동곡부락은 홍성에서도 깊숙이 떨어진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이 마을에는 마을을 감싸고 있는 오봉산이 있다. 이 산은 다섯 봉오리가 나란히 있어 오봉이라 했는데, 마을사람들은 오봉산의 정기가 남달라 작은 마을인데도 불구하고 훌륭한 인물이 많이 난다고 전해지고 있다. 홍성과 홍동을 대표하는 국가적 유명인물인 이현재 전 국무총리와 유태흥 전 대법원장, 조부영 전 국회부의장 등이 오봉산 줄기에서 자란 인물들이다.

또 홍문표 국회의원과 홍일표 국회의원(홍일표 의원은 판사출신으로 홍이표 판사와 형제판사로도 유명하다)도 이곳 출신이다. 사실 이 마을에서는 판·검사 출신과 대학교수만도 수십여 명이 배출된 마을로도 유명하다. 오봉산만 바라보고 평생을 살아온 마을사람들은 서울에서 출세를 한 사람들이 오봉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태어난 홍춘표 대표는 남양 홍씨로 18대째 홍동면 동곡부락에서 20여 가구가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왔다. 홍문표 국회의원이 홍춘표 대표의 큰형이며, 홍일표 국회의원은 집안 동생이 된다.

조상들은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공부를 했던 선비들이었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가족 간의 유대가 유독 남달라서 할아버지는 장남인 아버지와 함께 사시면서 세 아들을 바로 집 양쪽에 분가(충청도 말로 제금내 준다)시켜 껴안고 살았다고 한다. 말이 분가였지 한 울타리 안에서 사는 것과 다름없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4형제 중에 장남으로 형제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다른 집보다 농사일을 빨리 해냈고, 무슨 일이든 형제들이 잘 뭉쳐서 해냈기 때문에 남들이 우리 집을 쉽게 보지는 못했다”며 “하긴 장정 4명이 뭉치면 농촌에서는 못할 일도 없었는데, 그래서인지 누구보다도 농촌의 노동력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계셨기에 장손을 애타게 기다리셨는데 첫 손주가 태어난지 1년도 안 돼 당시 홍역으로 세상을 뜨고 말아서 둘째로 태어난 문표 형님이 장남이 됐다”고 소개하고 “아버지는 자신의 막내 동생(막내 삼촌)과 함께 우리 5남매를 키우셔야 했기에 회초리로 냉엄하게 훈육을 하시는 등 매우 엄격하셨다”고 회고했다. 홍 대표는 위로는 큰형이 된 홍문표 국회의원과 누님 한분이 계시고, 홍 대표가 둘째 아들이며, 밑으로 남동생 한 명과 여동생 한 명이 있다.
 

가족들에게 꽃다발을 받은 홍춘표 대표이사.

■장학생·ROTC, 인상적인 삼양사 생활
“홍성고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장학금을 많이 준다는 건국대학교 축산대학에 들어가려고 원서를 쓰는데,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던 형님이 ‘수의학과가 더 낫지 않겠느냐’고 권하는 바람에 바로 수의학과로 바꿔 썼다”고 회상하면서 “시험결과 수의학과 커트라인이 축산과보다 높았어도 합격은 됐지만, 수의학과에 2명이 배정된 장학생의 행운은 놓쳤다”며 “당시엔 엄청 실망해 입학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데, 형님이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는 좋은 학과인데, 일단은 입학은 하고 보자’면서 사정이 힘들었는데도 어떻게 해서 등록금을 마련해주셨습니다. 그래서 형님한테 미안한 마음에 한 학기동안 아주 열심히 공부해 2학기가 시작되는 8월말에 수의학과 1등 장학생으로 확정됐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고향의 아버지께서 마련해 주신 등록금을 장학증서와 함께 갖다드린 일이 인생에 있어 가장 보람되고 기쁜 일 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에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으며 시골 출신인 만큼 등록금과 기숙사비 전액면제는 매력적인 제도여서 졸업을 할 때까지 장학생을 유지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홍춘표 대표는 장학생으로 학업을 하면서도 학생군사교육단(ROTC) 제15기생으로 학업과 군사훈련을 병행하며 학교를 졸업했다. 졸업과 동시에 육군 소위로 임관해 중위로 제대를 한 후  삼양사그룹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삼양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어느 날 몇 사람이 찾아와서 ‘홍춘표가 누구냐’고 찾아서 가보니 ‘아~ 자네가 홍춘표구먼~ 알았네, 열심히 근무 잘하게~’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삼양사그룹 대리진급시험에서 전체 1등을 차지했던 것인데, 당시 삼양사그룹에서 진급시험 1등은 3개 본부, 즉 섬유본부, 당업본부, 사료본부가 있는데, 주로 섬유본부나 당업본부에서 나오는 게 관례처럼 돼 있었다. 그런데 아주 특이하게 사료본부에서 전체 1등이 나온 것이 이상해서 사료본부 홍춘표가 도대체 누군가 보려고 그룹인사를 총괄하는 그룹 부회장이 내려와서 홍춘표를 찾았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당시 그룹 내에서 섬유나 당업본부는 주로 일류대 출신들이 많았고, 사료본부는 일류대보다는 중위권대학 출신들이 많아 진급시험이나 모든 인사에서 항상 뒤쳐져 있었는데, 사료본부에서 1등을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삼양사 대리진급시험은 상식, 영어, 논문 3개 과목이었는데, 특히 논문시험에서 2000자 정도로 한문을 많이 섞어서 써내야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던 결과였다. 이것이 계기가 돼 삼양사 17개 공장 연합노동조합과 대등한 기구로서 사무직을 대표하는 노사협의회 회장을 이사대우 이하 모든 사무직 직원이 투표로 선출하는데 당선이 됐다. 이로 인해 삼양사그룹노조위원장과 너무 강한 경영권이나 인사권침해에 대해서 협의 및 조정을 한 바가 있었다고 전한다. 이런 연유로 그해 10월 1일 삼양사 창립 60주년에 KBS 1TV 아침마당에 회사대표로 아내와 같이 90분간 출연했던 적이 있다. 이때 홍성의 여러 친척과 친구들이 방송을 보고 축하를 보내 주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ROTC 제15기합창단 '알시오콰이어'의 기념촬영.

■축산과보다 수의학과 선택‘잘한 일’
이러한 연유로 지금은 서울 여의도에서 ㈜좋은사료자원을 경영하고 있는데, 이 회사가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홍춘표 대표는 지난 2001년 중국의 흑룡강성의 하얼빈시와 조동시(옥수수 집단생산지역)로부터 주정박을 수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주정박은 옥수수를 가공하면 술의 원료인 주정이 나오는데, 주정은 모두 유럽에 수출하고, 남는 부산물이 주정박이다. 그때만 해도 중국 내륙지역에서는 주정박을 1년 정도 야외에서 비를 맞히고 썩혀서 과수원이나 논밭에 거름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선진 외국에서는 주정박을 가축사료의 부원료로 다양하게 사용하기 시작하는 단계였다. 마침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가축사료에서 주정박을 사용하게 됐는데, 그 당시 그것을 수입하고자 중국업자와 회의를 하면서 그들은 말하기를 한국은 얼마나 먹을 것이 없으면 자기들이 거름퇴비로 사용하는 것까지 수입해가느냐고 약간은 비웃었던 일도 있었다”소개하며, 그 당시 중국산 주정박을 수입해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 사유에 대해 “흑룡강성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조선족 사람의 도움이 컸었죠. 그 공무원이 어차피 중국내에서 거름으로 소진되는 것을 사료용으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는데, 중국과 한국은 거리가 멀어 운반비가 주정박 수입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므로 운반비절감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것도 흑룡강성 공무원의 도움으로 조동시 생산지 기차역에서 대련항(인천항으로 도착하는데 가장 단거리)에 직결되는 기차역까지 배송을 해주었기 때문에 운반비가 대폭 절감됐습니다. 그 당시 중국에서는 기차로 화물을 수송할 수 있도록 배정해주는 것이 중국공산당 고유의 권한이었고, 기차화물 수송비용이 일반도로수송보다 약 절반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중국도 2005년부터는 주정박을 가축사료에 사용하면 좋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다보니 지금은 자국소비에 모두 소진되어 전혀 수출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중국산 사료부산물 제품무역은 3년 정도하다가 점점 마진이 줄고 위험요인이 많아 중단했고, 창립초기부터 하던 동물약품 원료수입 무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알시오콰이어’단장이며 (주)좋은사료자원 홍춘표 대표이사는 홍동면 문당리 동곡부락에서 나고 자랐으며, 홍동초등학교(41회), 홍성중학교(18회), 홍성고등학교(26회), 건국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1977년 ROTC 제15기, 육군소위로 임관해 군복무를 마치고 육군중위로 제대했다. 건국대 수의과대학 총동문회장, ROTC중앙회 부회장, 고려대 경영대학원 제60기 회장과 사무총장 등을 맡아 활동했으며, 현재 (주)SP바이오·(주)좋은사료자원 대표이사로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