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초의 희망을 읽을 수 있는 동문·모교 사랑 실천
상태바
금당초의 희망을 읽을 수 있는 동문·모교 사랑 실천
  • 한지윤
  • 승인 2017.07.08 0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당초 13회, 번개팅 ‘단합’ 모교사랑 ‘앞장’
홍동 금당초등학교 제13회 동기들이 방글라데시에서 휴가차 서울에 온 동기의 번개모임 제안으로 경기도 광명시 한 식당에 모여 우정과 단합을 과시했다.

금당초 폐교 위기 때 한마음으로 ‘모교 금당초 살리기 운동’ 펼쳐
기별체육대회 주관, 리단위의 초등학교에 일류 가수 초청 전야제
홍성·서울 교대로 동기 모임, 국내외 여행지·맛집 찾아 우정 다져


노년이라기에는 좀 이르게 보이지만 아무튼 중년을 넘어선 사람들의 모임. 홍성의 홍동면 금당초등학교 제13회 동창회원(회장 복봉규)들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일 경기도 광명시의 한 식당에서 금당초등학교 13회의 번개모임이 진행됐다. 이날 번개모임은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제조업과 무역업을 하고 있는 이양학 동기가 우리나라 보다 일찍 하기휴가를 시작해 고향친구들과 소주 한잔하고 싶어 번개로 마련한 자리란다. 갑작스런 모임이지만 그래도 2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어느 친구는 멀리 구미에서 KTX편으로 단숨에 달려왔고, 천안과 인천, 일산 등 전국에서 모였건만 자기 자신들의 자랑은 전혀 없다. 이렇듯 희끗희끗한 머리를 한 중년의 사람들이 참으로 정겨운 시간을 갖는다. 이들의 초등학교 시절은 이제는 되돌아 갈래야 갈 수 없는 이미 지나가 버린 추억속의 시간이 돼 버렸다. 이제 그 당시로 돌아가 되돌아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시절 함께 자란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당시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옛 추억이 아스라이 되살아날 뿐이다. 당시의 어린 나를 다시 발견할 수 있고, 현재와 비교해보면서 과거의 낭만과 추억이 흐르는 나의 존재를 확인 해볼 수 있어서 또한 새삼스러울 게다.

“어찌 보면 그런 것이 지금 열망하는 서정적 삶의 일부분일 수도 있다”는 총동기회 복봉규 회장의 말은 더 서정적이고 낭만적이다. 금당초 13회 동창회는 2005년경 모교가 폐교 위기에 처했을 당시 모두가 한뜻이 돼 ‘모교 금당초 살리기 운동’에 다른 총동문회 기별 기수들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동참하면서 폐교 결정의 백지화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한 예로 2006년 총동문회 기별체육대회를 주관하면서 리(里)단위 초등학교로서는 초유의 전야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기들이 응집해 단합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당시 웅장한 무대와 세트조명 음향영상 등을 설치하고, 공중파 방송에 출연 중인 일류 배우와 가수 등을 초청해 한마디로 거창하게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했는데, 대단히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를 계기로 대외적으로는 ‘금당초등학교’라는 명성과 존재 가치를 부각 시키고, 대내적으로는 지역 주민들이 학교운영에 대한 관심을 갖고 참여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금도 금당초등학교가 홍성군내 초등학교 중에서도 학습 분위기 좋은 곳으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고, 밑거름이 됐던 것이다. 어느 동창회나 조직의 살림살이를 맡아하는 친구들의 희생과 봉사가 없으면 그 모임의 미래는 밝지 않은 법이다. 누군가는 친구들 모임을 준비하면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친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금당초 제13회 동창회는 모두가 솔선수범하는 극히 이례적인 사람들의 모임인 듯싶다. 1년에 두 번의 총동기회 모임을 갖는데, 하절기에는 홍성지역 친구들이 서울지역 친구들을 초청한다고 한다.

1박 2일로 코스를 정해 안면도나 예당저수지 펜션 등에 숙소를 정하고, 빼뽀(홍양저수지)에서 민물고기 잡아 매운탕에 어죽을 끓이고, 해마다 돼지 한 마리 잡아 수육, 삼겹살구이로 안주하고 시골에서 직접 재배한 양념, 상추 등 채소, 짠무에 청양고추 간장에 절인 것, 2년 묵은 배추김치 등 토속 반찬을 가져오고, 일부는 남당리나 안면도의 어시장에 가서 소라, 전복, 광어 등 수산물을 구입해 1년에 한번 내려오는 서울친구들에게 온갖 정성을 다해 대접하며 흥겨운 한마당을 함께한다. 이틀째는 사전 답사한 인근 관광지를 함께 구경하는 등 짜임새 있는 시간을 보내고.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헤어져야 하는데 무척이나 아쉬워들 한다는 설명이다. 해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같은 친구들의 모임이지만 정말 정겨운 모습이다. 경비도 정해진 참가비는 각자가 납부하지만 초과되는 금액은 물론 홍성지역 친구들이 부담한다고 한다.

동절기에는 반대로, 서울지역 친구들이 홍성지역 친구들을 초대한다. 어느 해인가는 강화도 등지의 펜션에서 1박 2일로 준비하고, 어느 해는 관광버스를 이용해 설악산, 부안반도, 남해안 등의 여행지와 맛 집 등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항상 비용이 많이 부족하지만 친구라는 그 한마디에 모든 것들을 감수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때의 경비는 물론 서울지역 동창회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고 해결한다. 올해 초에는 해외 여행길에도 나섰다고 한다. 베트남 하롱베이를 경유해 캄보디아 앙코르 왓트 5박 6일 코스로 스물여섯명의 동기들이 함께 했는데, 모두가 하나같이 서로서로 챙겨주는 정감을 느꼈다고 전한다. 내년 초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4박 5일 크루즈여행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모습에서 진정으로 사람 사는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하나하나의 꿈과 희망이 되고 있었다.

이날 번개모임을 갖게 한 이양학 동기는 복봉규 동기가 재경홍성군민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미력하나마 뜻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마련됐다고 한다. 이양학 동기는 매년 장학기금으로 일정 금액을 모교 후배들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보고 들으면서, 또 다른 금당의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세상 살아가는데 부부간, 또는 부모자식 간에도 기본적인 예의가 있어야 가정이 평화롭듯이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들만의 예의가 솔솔 묻어 나오는 장면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멋진 친구들의 모임인 ‘금당초 제13회 동기회’의 오늘이고 또 내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