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작(酬酌)을 일삼는 쟁이들의 수작(秀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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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酬酌)을 일삼는 쟁이들의 수작(秀作)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7.09.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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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철물점 ‘수작’
이해성 대표가 흑관으로 만든 조명. 방안 어느 곳에 넣어두어도 잘 어울린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혼자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방문 페인팅은 기본이고,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의 가구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방문 손잡이 하나만 바꾸어도 집 안 분위기를 색다르게 연출할 수 있는데 흔히 그런 재료를 사려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홍성에 직접 매장을 방문해 건축 인테리어 철물을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다. 홍성읍 내포로에 위치한 ‘수작’이다.

수작은 남의 행동이나 말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술잔을 서로 주고받는다는 뜻도 있다. 수작의 이해성 대표 또한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수작이라는 상호를 만들었다. 서울에서 17년 동안 인테리어 일을 하다가 홍성에 내려온 지는 6년이 되어간다. 낚시를 좋아하는 이대표가 주로 서해안 지역을 다니다가 정착한 곳이 홍성이다.

“뭔가 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 저를 보고 아는 형님이 그러더라고요. 네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왜 자꾸 다른 것을 찾아 다니냐고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결국 여기서도 이 일을 하게 되네요.”

지난 해 8월에 문을 연 가게 앞 입구는 가을 하늘을 닮은 하늘색과 직접 제작한 빨간색 전화 부스가 있다. 나무로 만든 부스에 우레탄 도장을 해서 미관과 견고함을 같이 잡았다. “저는 인테리어 목공이 전문이고, 가구주문제작도 합니다. 이곳은 사무실로 사용하기도 하고 인테리어용 철물이나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곳이죠. 아무래도 젊으신 분들이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이대표가 현장작업을 하는 날이 많아 가게를 지키는 것은 오로지 부인 박연선 실장의 몫이다. “전 사실 이런 부속품들 이름 잘 몰랐는데 이거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그동안 이대표는 홍성군역사인물축제 부스 설치 및 제작을 매년 맡아서 해오고 있고 이외에도 아파트나 카페 등의 인테리어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대표의 꿈은 따로 있다. “배 한 척 사는 게 꿈이에요. 좋아하는 낚시 실컷 하면서 생선 잡아서 팔아먹고 살면 안 될까요?”

인생이 정해진 대로 살아진다면 그 얼마나 무미건조한 삶이 될까. 때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장소에서 인연을 만나기도 하고, 하고자 했던 일과는 정반대의 일을 하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그것 또한 삶이니 억지로 변화를 주려고 하지 말자. “상품이 잘 보이게 장식판을 설치해서 샘플을 진열했어요. 우리 두 딸들이 고생했지요.”

주물로 된 손잡이, 흑관으로 만든 조명, 나무로 만든 무지주 선반, 요즈음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플레이하우스, 서랍장용 레일과 고급스런 경첩까지, 혹시라도 찾는 물건이 없다면 직접 주문을 넣어 주기도 한다.

꼭 내손으로 직접 가구를 만들지 않더라도, 혹은 장비가 구비되지 않았더라도 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싱크대 손잡이 정도는 누구나 바꿀 수 있다. 가을에 집안 분위기를 한 번 바꿔보고 싶은 사람은 매장을 방문해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영업시간: 오전8시~오후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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