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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산에서 독립만세 외친 애국열사 후손들의 마을희망을 일구는 색깔 있는 농촌마을사람들<25>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 취재=허성수/사진·자료=김경미 기자
  • 승인 2017.11.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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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앞으로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이 평화롭다.


21번 국도변에 위치… 농업과 상업이 혼재된 형태의 농촌 마을
예산과 홍성 오고가는 버스 30분 단위로 다녀… 대중교통 편리
젊은이들 많으나 직장생활과 자영업하며 도시인 라이프스타일
오랫동안 농업에 종사한 원주민들과 괴리감 커 공동체문화 상실


홍성읍에서 예산군 방면으로 3km 정도 떨어진 지점, 21번 국도변에 금마면 죽림리가 있다. 왕복 4차선 국도를 따라 양쪽으로 길게 상가가 형성돼 있으나 큰길을 벗어나면 넓은 농토 가운데 형성된 자연부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죽림리는 농업과 상업이 혼재된 형태의 농촌마을로서 인구도 많은 편이다.


■홍성읍내와 접근성 좋아 인구 늘어
죽림리는 2개의 자연부락으로 나눠지는데 홍성읍내와 가까운 쪽이 배양, 예산읍 방면으로 붙은 마을이 내기다. 이재춘(52) 배양마을 이장의 말에 따르면 금마면에서 죽림리가 가장 인구가 많은 마을이라고 했다. “죽림리에서도 내기마을은 250세대가 사는 세청파크빌아파트가 있어서 인구가 제일 많고, 그 다음이 우리 배양마을입니다. 배양마을은 4개 반 120가구 300명의 주민이 삽니다.”

그 중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약 40%에 속하고 나머지는 농사와 겸업하면서 자영업을 하거나 읍내에 출퇴근하며 직장생활을 한다. 읍내와 가까운데다 예산과 홍성을 오고가는 버스가 거의 30분 단위로 다니는 등 대중교통이 좋아 통근하는 주민이 많다. 그래서 젊은이가 많은 편이지만 직장생활과 자영업을 하며 도시인이나 다름없는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어서 오랫동안 농업에 종사해온 원주민들과 괴리감이 크다. 농촌 특유의 공동체 문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읍내와 접근성이 좋은 지리적 이점 때문에 요즘도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물론 귀농이라기 보다는 거의가 읍내 생활권으로 선택한 주거지인 경향이 다분하다. 배양마을은 귀농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농토도 사실 없다.

“최근 2~3년 사이 7가구가 배양마을에 들어왔습니다.” 이 이장은 마을에 외부 이주자가 와도 규모가 작은 오지마을처럼 환영해줄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관심을 갖는 사람도 없다며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명절에는 따뜻한 정이 오가는 마을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명절에도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도시화로 우리 마을에서 공동체 문화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외부에서 젊은 층의 유입으로 배양마을의 희망인 배양초등학교가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때 폐교 위기에 직면한 적도 있었으나 동문회의 노력으로 지금은 전교생 55명이 최고의 학습 분위기 속에 공부하고 있다. 금마면에는 약 8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금마초교도 있다. 면소재지에서 1929년에 설립된 금마초교에서 1966년 배양초교가 분교로 떨어져 나갔는데 지금은 양교 다 비슷한 규모로 유지해 나가고 있다.


금마면 죽림리에 젊은 층의 꾸준한 유입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배양초교.


■마을을 둘로 나누는 국도 21호선
21번 왕복 4차선 국도가 배양마을 한 가운데로 지나가면서 4개의 반을 양쪽으로 2개씩 갈라놓은 상태다. 물론 신호등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 왕래할 수 있지만 워낙 많은 차량들이 시속 80km로 쉴새 없이 달리는 넓은 도로여서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이 위험하다. 그래서 안전사고의 위협으로부터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배양마을 경로당은 2개가 건립돼 있다. 21번 국도 건너편에 신대노인회관이 있어서 3·4반부락이 사용하고, 1·2반부락은 마을회관과 같이 있는 배양노인회관에서 모인다. 그러나 경로당에는 주로 할머니들 위주로 모이고 할아버지들은 금마면게이트볼장으로 나가 여가시간을 운동하며 보낸다. 현재 배양마을은 원주민의 70%가 고령의 어르신들이다.

“배양마을 농가들은 벼농사 위주로 경작합니다. 자랑할 만한 특산물이 없습니다. 노인들은 가장 품이 적게 드는 완두콩을 재배하고, 그것을 거두고 나면 들깨를 심어 수확합니다. 대농으로서 고구마를 하는 농가 2가구, 축산 4가구, 딸기 1가구가 합니다.” 농업용수 공급은 다른 동네에 비해 원활한 편이다. 그래서 배양마을은 평소 군에 관정을 신청조차 하지 않은데 가뭄이 극심했던 지난 봄은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과거 마을 식수로 썼던 샘을 살려서 농사용으로 썼지요. 2012년 4월 광역상수도가 마을에 들어오면서 폐공했던 샘을 밭농사를 위해 지금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재춘 이장은 내년부터 빈 땅에 나무를 심어 마을을 위해 소득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마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지금 수익이 없으니까 엄나무와 옻나무를 빈터에 심고 싶다고 면에 건의를 했습니다. 다행히 이병기 금마면장이 긍정적으로 답변했습니다. 빈 땅이 없으면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의 하천 땅을 빌려서 내년부터 엄나무와 옻나무를 심어 소득사업을 했으면 합니다.”



■3·1운동 적극 참여한 애국열사들의 마을
1919년 3·1운동 때 배양마을 주민들도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4월 1일 홍북면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이 4월 4일 금마면으로도 전파됐다. 동네 뒤 철마산에 올라가거나 홍성시장에 나가 독립만세를 부르짖은 주민들 가운데 일제의 총칼에 체포돼 사망하거나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만세시위운동에 참여해 일본경찰에 체포된 배양마을 사람으로는 조덕수 박응수 조선수 손창선 신태복 한명원 한상인 윤대홍 오덕화 장기선 이흥복 박관보 이오정 양운칠 강태산 김정팔 강춘경 이용하 이광헌 이중선 이영선 박성운 이교천 이규한 방화용 이선림 조희수 권운교 이희임 등인데 이들의 이름이 철마산 삼일공원 기념비에 새겨져 있다.

이처럼 훌륭한 민족주의자들을 배출한 동네로서 주민들은 매년 광복절 철마산 삼일공원에서 열리는 광복절 기념식에 참여하며 애국 열사들의 넋을 기린다.

“심마니로 산삼 캐는 일도 재밌죠”



이재춘 죽림리 배양마을 이장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이재춘 이장은 배양마을에서 태어나 7세 때 부모님을 따라 경기도 부천시로 이사했다. 초·중·고를 부천에서 마치고 22살의 나이에 부모님을 따라 고향에 돌아왔다. 이 이장은 부모님과 함께 과수원을 하다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홍성읍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그러나 장사가 안돼 천안에 나가서 직장생활을 했다. 천안에서 싱크대공장에 다녔는데 먼지를 많이 마셔 건강이 나빠졌다. 그래서 산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약초가 눈에 보이면서 캐다가 보니 심마니가 되고 말았다.

“2009년 홍성에 돌아와서 직업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전국의 모든 산을 다 다녔습니다. 약초도 노력하기 나름입니다. 영리가 목적이 아니라 약초를 찾아내는 것 그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저는 기관지가 안 좋았으나 약초를 캐러 다니면서 건강해졌습니다.”

그는 홍성읍에 ‘산야초마을’이라는 가게를 내고 직접 채취해온 산삼, 천마, 도라지, 더덕 등의 약초를 팔기도 한다. 물론 농사도 직접 짓는다. 고구마 2500평, 옥수수 1200평의 밭에 경작하는 대농이다. 산에는 주로 농한기를 택해 간다. 특히 겨울철은 약초의 약성이 가장 좋다. 농사꾼으로, 심마니로, 산야초마을 사장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사는 그는 요즘 직접 가꿔서 수확한 옥수수와 고구마를 1톤 트럭에 싣고 이 마을 저 마을로 팔러 다니는 행상까지 한다.

“옥수수를 갖고 공판장에 나가면 제값을 못 받습니다. 공판장에 가면 8.5kg을 4500원에 쳐줍니다. 하지만 소매로 팔면 2만~2만5000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헐값에 처분하느니 1톤 차에 싣고 나가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고구마도 직접 싣고 다니며 파는데 공판장 수매가보다 차이가 너무 크게 납니다. 애써 가꾼 농민들을 위해 유통제도가 개선됐으면 합니다.”

그렇게 바쁜 가운데서도 그는 지난 2012년 7월부터 이장을 맡았다. 또 현재 금마면체육진흥회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취재=허성수/사진·자료=김경미 기자  sungshu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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