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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네를 위한 6개월간의 대장정<1>

지난 6월 어느 날, 광천읍 맞춤형복지팀에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가족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담당공무원이 곧장 달려갔다. 생후 5개월 된 막둥이를 포함해 4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72세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도시에서 이사를 왔다고 했는데 너무나 비참했다.

노모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서 몸이 불편했고, 4자녀도 잦은 병에 시달리며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광천읍에서는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지만 제도권 내에서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문을 두드린 곳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였다.

결국 다둥이네 가정에 대한 보고가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정기 월례회 때 기타 안건으로 상정됐다. 협의체에서는 이 가정을 주거환경개선사업 대상자로 선정하고 위원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집수리 봉사로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워낙 낡고 오래된 집이라 도배와 장판 교체 공사조차도 불가능했다.

기찻길 옆에 위치한 작은 건물은 달리는 열차의 진동으로 벽과 천장이 갈라졌고 녹슨 지붕으로 인해 빗물이 새 얼룩지거나 곰팡이 투성이었다. 좁은 방안에 가득 찬 옷가지는 치울 곳도 없고 공사를 강행하더라도 그 기간에 다둥이네 가족들이 생활할 공간을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주거환경개선사업비로 책정한 예산도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얼마 후, 협의체 내에 다둥이네를 위한 대책반이 꾸려졌다. 겨울 추위가 오기 전에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로 목표를 세웠다. 위원들은 제각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아봤지만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현재 다둥이네가 거주하는 곳에 조립식 주택을 짓는다고 해도 소유한 땅이 16평밖에 안 되는 좁은 면적에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 불가능했다. 그래서 다둥이네 동의를 얻어 주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문제는 여전히 예산이었다. 컨테이너를 이용한 조립식을 짓든, 다른 집을 얻어 이사를 가든 얼마가 들지 모르는 돈이 필요했다. 그때 천사가 나타났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를 꺼리는 그 후원자와 함께 협의체 위원들은 다둥이네를 찾아가 “다른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면 이사갈 수 있다”는 동의를 얻었다. 다둥이네 할머니는 “낮에 볕이 들어와서 전깃불을 켜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살고 싶다”며 반색을 했다. 광천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전용선 위원장을 비롯한 20여 명의 위원들은 다둥이네를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마을 이장의 협조를 구해 빈집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날 이장으로부터 빈집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현장을 방문해 보니 다둥이네 7가족이 살기에는 조금 좁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비하면 너무나 쾌적한 환경이었다. 단, 다른 세대와 함께 살아야 하는 조건이었다. <다음호에 이어짐>

피기용 주민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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