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극복 국립대 교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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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극복 국립대 교수 됐다!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8.01.18 09: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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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포세대 희망의 아이콘 이회선 박사 금의환향

장곡면 옥계리 주민들 마을잔치 벌여 대환영
장곡면 옥계1구 마을회관 앞에 선 이회선 박사 가족. 왼쪽부터 할머니 강영희 씨, 어머니 임수재 씨, 이회선 박사 내외, 아버지 이성환 씨, 앞줄 이 박사의 아들과 여동생 이은선 씨.

지난 13일 온 산하가 눈으로 뒤덮여 아름다운 설경을 연출하는데 하나의 소품처럼 오순도순 자리 잡은 장곡면의 깊은 골짜기 옥계1구 마을회관에서는 큰 잔치가 벌어졌다. 이 마을 출신 젊은 엘리트 이회선(37) 씨가 박사학위를 받고 국립대 교수가 되어 금의환향한 것이다. 전날까지 일주일 내내 폭설이 내리면서 영하의 강추위까지 몰고 왔던 날씨는 이 씨의 귀향을 환영하듯 이 날은 아침부터 수은주가 상승하면서 마을회관으로 향하는 주민들의 걸음을 한결 가볍게 했다.

마을회관 앞에는 옥계리 주민들 명의로 ‘개인택시 이성환 까꼬뽀꼬미용실 임수재 씨 자 이회선 기술경영학 박사학위 취득 폴리텍대학 교수임용’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실내에서는 풍성한 잔치상을 마주하고 앉은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종일 가득했다.

장곡면 옥계리에서 태어난 이회선 씨는 광천 덕명초, 광천중, 홍성고를 거쳐 가톨릭대를 졸업 했다. 그 후 미국 뉴햄프셔주립대학교 석사학위, 성균관대학교 박사학위를 차례로 취득한 후 지난해 12월 1일 전주폴리텍대학 조교수로 임용됐다.

이 씨의 오늘이 있게 한 양친은 주민들이 현수막에 쓴 그대로 가까운 광천읍내 나가 살면서 지극히 평범한 일을 하며 아들을 뒷바라지한 서민이다. 아버지 이성환(65) 씨는 개인택시 운전기사며, 어머니 임수재(63) 씨는 ‘까꼬뽀꼬미용실’을 운영한다. 할머니 강영희(84) 씨만 옥계리 고향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다. 홍성군에서도 가장 오지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태어난 인재가 최고 지식인으로 성공했으니 마을사람들은 마치 자기 자녀처럼 환영하며 축하했다. 이회선 씨는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통해 “제가 아기 때부터 많이 챙겨 주셨는데 30대 후반에 좋은 결과를 얻어 돌아올 수 있어서 뿌듯하다”며 “앞으로 낙후된 고향이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소감과 함께 감사를 표했다. 

어머니 임수재 씨는 “어릴 때 억지로 강요해 본 적이 없고 형편이 되지 않아 학원도 제대로 보내지 못했지만 늘 자진해서 공부를 해 성적은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며 교수 아들을 무척 대견해 했다.
요즘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고 하지만 이회선 박사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폐기된 옛 속담의 진리를 살려냈다. ‘흙수저’로서는 취업이 안돼 연애·결혼·출산, 이 세 가지를 포기했다는, 소위 ‘3포세대’의 젊은이들에게 이 박사는 희망의 아이콘으로 꼽아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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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 2019-05-29 17:58:48
대단하십니다!
개인과 마을에 발전이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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